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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맞은 김효주, 바람 뚫은 김아림

    민학수 기자

    발행일 : 2022.05.02 / 스포츠 A24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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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아림, KLPGA 챔피언십 우승

    수시로 강풍이 몰아치는 골프의 고향 스코틀랜드에서는 "바람이 없으면 골프도 없다"고 한다. 바람이 불면 평범하던 코스가 야수로 돌변해 골퍼를 물어뜯는다. 시시각각 변하는 풍향과 바람의 세기는 매 순간 어떤 클럽을 잡아야 할지, 어떤 탄도의 샷을 해야 할지 골퍼를 선택의 고민에 빠트리기 때문이다.

    1일 경기도 포천 일동레이크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총상금 12억원) 최종 라운드. 이날 불어닥친 시속 20~25㎞ 강풍은 3라운드까지 하루도 선두를 놓치지 않았던 김효주(27)를 끌어내렸다. '끝내기의 달인' 김효주가 마지막 라운드에 7오버파 79타를 치며 무너질 것이라고 누가 예상했을까?

    그리고 '대한민국 여자 골퍼 최장타자'란 평가를 받는 김아림(27)이 잔인한 바람을 뚫고 3타 차 역전승을 거두며 메이저 왕관을 품었다. 김아림은 이날 대부분 선수가 타수를 잃은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로 2타를 줄여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2위 이가영(9언더파)을 3타 차이로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아림은 2018년 9월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2019년 7월 MY문영 퀸즈파크 챔피언십에 이어 KLPGA 투어 통산 3승째를 올렸다.

    김아림은 김효주·고진영·백규정·김민선 등 재주 많은 골퍼가 몰려 있는 1995년생 돼지띠 가운데 늦깎이지만 폭발적인 장타를 앞세워 20대 중반부터 정상권 선수로 성장했다.

    이날도 마음먹고 때리면 300야드 장타를 날릴 수 있는 김아림의 파워가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김아림은 내리막 파5 홀인 15번홀에서는 무려 325야드 장타를 날리고 8번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하기도 했다.

    김아림이 9번 홀까지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이며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반면 우승 경쟁을 벌이던 선수들이 하나둘씩 주저앉았다. 김아림은 안정적으로 스코어를 지키다 16번홀(파4)에서 15m짜리 버디 퍼트를 넣고 타이거 우즈처럼 주먹을 불끈 쥐고 포효했다.

    2020년 US오픈 우승 이후 지난해부터 미국 무대에서 뛰는 김아림은 지난해 10월 BMW 챔피언십 이후 6개월 만의 고국 무대 나들이에서 푸짐한 선물 보따리를 챙겼다. 자신의 첫 KLPGA 투어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와 우승 상금 2억1600만원을 품에 안았고, 2025년까지 KLPGA 투어 시드도 확보했다.

    김아림은 "바람이 강하고 핀 위치가 어려워 지키는 플레이를 한 게 주효했다"며 "그동안 미국에서 뛰면서 다양한 샷을 구사하는 능력과 체력을 단련한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2일 미국으로 향하는 김아림은 "미 LPGA 투어 두 번째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효주는 후반 들어 급격한 샷 난조로 무려 7타를 잃었다. 10번홀(파4) 보기에 이어 11번홀(파4)에서 70㎝ 보기 퍼트를 놓쳐 더블보기로 선두에서 밀려났다. 14번홀(파4)에서는 벙커샷이 난조를 보이면서 5온 2퍼트로 트리플 보기를 했다. 16번홀(파4)에서도 티샷을 벙커에 집어넣고 보기를 했다. 김효주는 결국 공동 4위(6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 대회에 경험이 없는 두 살 위 친언니를 캐디로 대동해 화제를 뿌렸는데, 기상 조건이 급격히 나빠진 마지막 날 전문캐디로부터 적절한 조언을 들을 수 없었던 것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박현경은 공동 10위(4언더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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