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검색목록 > 기사상세보기
타이틀

개인택시 기사 절반이 고령층(65세 이상)… 3부제 풀어도 밤에 안나와

    박지민 기자

    발행일 : 2022.05.02 / 사회 A10 면

    종이신문보기
    ▲ 종이신문보기

    거리두기 해제 뒤 심야 택시 대란, 서울시 늑장 대책에도 해소 안돼

    지난달 30일 새벽 1시쯤 서울 마포구 합정역 5번 출구 앞. 시민 20~30명이 길가에 서서 손을 흔들거나 스마트폰 앱(애플리케이션)을 들여다보며 택시를 잡으려고 하고 있었다. 이날 회식을 한 직장인 정모(26)씨는 "30분 넘게 기다리는데 택시가 잡히질 않아 공공 자전거 '따릉이'를 타고 집에 가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지난달 18일 사회적 거리 두기가 전면 해제된 뒤 2주가 지났지만 시민들 사이에서 "밤늦게 택시가 너무 안 잡힌다"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각종 모임이 부쩍 늘어 심야 시간(오후 11시~새벽 2시) 택시 수요는 늘고 있지만 공급은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달 20~23일(수~토) 나흘간 심야 시간에 서울에서 택시가 1명 이상의 손님을 태운 것은 하루 평균 4만5374번이었다. 같은 시간 시내에서 운행 중이었던 택시는 2만967대에 불과했다. 3시간 동안 최소 4만5000명 넘는 사람이 거리에 나와 택시를 잡았는데, 당시 도로에 택시는 그 절반밖에 없었던 것이다. 택시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에서 귀가하려는 사람이 가장 많은 시간대는 밤 11시 반~12시 반 언저리인데, 이 시간대에는 특히 택시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몰리며 혼란이 크다. 서울개인택시운송조합 관계자는 "영업 제한이 오랫동안 지속돼 시민들은 자정쯤에 귀가하러 나오고, 기사들은 일찍 퇴근하는 것이 습관이 돼 기다리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택시 자체가 부족해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작년 말까지 서울시에 등록된 택시는 총 7만1767대다. 개인택시가 4만9164대이고 나머지는 법인택시다. 이는 서울시가 판단하는 적정 공급 대수(약 6만대)를 웃돈다. 그런데도 심야 택시난이 벌어지는 것은 개인·법인 택시를 막론하고 다수가 야간 운행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택시 경우, 운전자 노령화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작년 말 기준으로 개인택시 기사 4만9000여명 중 65세 이상이 50%에 달하고 70세 이상도 1만1400명(23%)이 넘는다. 개인택시 기사 최모(69)씨는 "체력적인 부담도 있고, 밤눈이 어두워 늦은 시간에 운행하지 않으려 한다"고 했다. 서울시가 지난달 20일부터 심야 시간에 한해 3부제(개인택시 기사가 이틀 일하면 하루 쉬어야 하는 것)를 해제했지만, 노령화 탓에 실효성이 없다고 한다. 개인택시 기사 나모(62)씨는 "부제가 야간에만 해제돼 이틀 일하고 원래는 쉬어야 하는 셋째 날 밤에 운행을 하면 그다음 날 운전이 힘들어 그냥 평소대로 주간만 일하러 나간다"고 했다.

    그러면 법인택시가 심야 공급을 맡아야 하는데, 택시 회사에는 기사가 부족하다. 법인택시 기사들은 보통 12시간마다 교대하는 방식으로 일한다. 그런데 서울 법인택시 운전자는 2019년 말 3만527명에서 작년 말 2만888명으로 2년 새 3분의 1 가까이 줄었다. 서울 서대문구의 한 법인택시 회사 관계자는 "회사의 기사가 코로나 전 180명이었는데, 4월 기준 120명까지 줄었다"며 "매출 감소를 견디지 못하고 퀵 서비스나 배달로 넘어간 사람이 많아 회사에 있는 택시 10대 가운데 6대 이상은 도로에 못 나간다"고 했다.

    택시 수급을 조율해야 할 서울시 대응도 늦다. 일찌감치 거리 두기 해제 조짐이 보이며 택시 대란이 예상됐지만 3부제 해제나 심야버스 숫자를 늘린 것 말고 대안을 내놓지 않았다. 심야 할증 요금을 받을 수 있는 시간대를 자정에서 오후 10시로 당겨 심야 운행 증가를 유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시행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택시 대책은 이해관계자가 많아 사전 대응이 어렵다"고 했다. 유정훈 아주대 교통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결국 심야 전용 택시를 더 늘리는 방식같이 야간 운전자를 늘리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기고자 : 박지민 기자
    본문자수 : 1893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
    인쇄 라인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