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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 회복 기미 보이다가
새 정부 정책 불확실성에 위축
서울 매매지수 8주만에 하락
전국 미분양 주택 10% 늘어

대선 후 회복 기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수 수요가 새 정부 출범을 불과 보름가량 앞두고 다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거가 끝나고 50일이 지나도록 새 정부 부동산 정책의 방향성이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는 데다, 재건축 규제 완화, 1기 신도시 특별법 등 윤석열 당선인의 주요 공약이 정책으로 구체화되지 않자 관망세가 짙어지는 분위기다.

29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이번 주(25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90.5로 지난주(91.4)보다 소폭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도 94.4에서 93.6으로 떨어졌다. 매매수급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매도자가 매수자보다 많으며, 숫자가 낮아질수록 그 정도가 심하다는 의미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금융 당국의 가계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작년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6개월간 하락했지만, 지난달 7일(87) 반등하면서 7주 연속 상승했다. 이 같은 상승세에 "대선 후 정치적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매수 수요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지만, 새 정부가 출범하기도 전에 다시 수급지수가 꺾이면서 시장 흐름을 예측하기 어려워졌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재건축이나 1기 신도시처럼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운 이슈에 대해 인수위가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수요자들의 혼란을 키우고 있다"며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일관되게 추진하는 모습을 보여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택 시장 전반에 관망세가 짙어지면서 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던 미분양 주택이 최근 다시 늘어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3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2만7974가구로 2월 대비 10.8% 늘었다. 미분양 주택은 2019년 6월(6만3705가구) 이후 꾸준히 줄어들어 작년 9월에는 역대 최저인 1만3842가구까지 떨어졌지만, 주택 수요가 위축되면서 10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증가했다.

최근 아파트 공급이 많았던 대구는 미분양이 2월 4561가구에서 3월 6572가구로 44.1% 급증했다. 작년 12월(1977가구)과 비교하면 석 달 만에 3배로 불어났다. 달서 SK뷰, 달서 푸르지오 시그니처, 힐스테이트 앞산 센트럴 등 작년부터 올해 사이 분양한 아파트들은 청약 통장이 필요 없는 무(無)순위 청약까지 하고도 미분양이 해소되지 않자, 다주택자나 타 지역 거주자도 분양받을 수 있는 '선착순 분양'까지 하고 있다. 울산, 경남 사천, 경기 평택 등 다른 지역에서도 선착순 분양이 나타나고 있다.

[그래픽] 아파트 매매수급지수 추이 기고자 : 정순우 기자 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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