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5일 더불어민주당의 보이콧으로 파행됐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자신들이 요구한 자료를 성실히 제출하지 않았다면서 갑자기 청문회 연기를 요구하더니 이날 청문회 자체를 무산시켰다. 청문회가 안 열리면 보고서를 채택할 수 없고 임명동의안 표결도 어려워진다. 청문회 보이콧을 통해 총리 인준을 저지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당은 한 후보자가 부동산 계약서 등 각종 자료를 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요구한 자료는 총 1090건으로 문재인 정부 총리 후보자들의 3~4배에 달한다. 사망한 지 30년 넘은 부모의 모든 부동산 거래 내역과 50년간 봉급 내역, 모든 출장 기록, 10년간 신용카드 사용 내역 등 확인·제출이 사실상 힘든 기록이 많다. 말로는 검증용이라지만 이런 방대한 기록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다. 청문회를 보이콧하기 위한 트집 잡기용 아니냐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문재인 정부 때 상당수 총리·장관 후보자들은 인사청문회에서 기본적 자료도 내지 않았다. 총리 후보는 세금 납부 및 자녀 재산과 관련한 자료 제출을 거부하는 등 전체 요구 자료(250건)의 절반을 내지 않았다. 정치인 출신 일부 장관 후보자들도 주요 자료 제출을 대부분 거부해 야당이 청문회를 일시 거부하기도 했다. 그래도 문 대통령은 임명을 강행했다. 그렇게 임명된 장관급이 30명을 넘는다. 이런 사람들이 과도한 자료를 요구하고 그에 응하지 않았다고 청문회조차 못 열겠다고 한다. 민주당은 자신들이 공언해 놓고 지키지도 않은 '7대 인사 검증 기준'을 윤석열 내각 청문회 때는 엄격하게 들이대겠다고 했다. 그야말로 내로남불이다.

민주당의 총리 청문회 거부는 국회 인준 표결도 못 하게 하려는 의도로밖에 비치지 않는다. 일부 장관 청문회도 일정을 못 정한 채 미뤄지고 있다. 이러면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 때 내각이 제대로 출범할 수 없다. 이렇게 새 정부 출범을 어수선하게 만들어 6월 1일 지방 선거에서 득을 보려는 계산이라면 국민이 그렇게 어리석지 않다는 사실을 알 필요가 있다.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049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