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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수 페트병에서 비닐로 된 라벨을 제거한 형태의 무(無)라벨 제품이 점차 영역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2020년 첫 출시 당시에만 해도 브랜드 노출이 안 돼 잘 팔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저렴하고 편리한 상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무라벨 제품은 점점 더 많이 팔리고 있다.

24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생수 매출에서 무라벨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62%였다. 작년 11월 처음으로 라벨 생수를 역전했고 올해 1월엔 48%를 기록했다. 이마트의 경우도 작년 9월 전체 생수에서 25% 정도 팔렸던 무라벨 생수는 지난달엔 31.6%까지 비율이 늘었다. 홈플러스에선 같은 기간 25%에서 32%가 됐다.

무라벨 생수는 2020년 처음 롯데칠성음료가 '아이시스 에코'라는 이름으로 출시했다. 이후 삼다수, 백산수 같은 생수 브랜드도 잇달아 내놨다. 제품 상세 정보를 6~20개의 생수를 묶는 겉포장에라도 표시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낱개로 판매하는 편의점·수퍼를 제외한 대형마트, 가정배달용으로 주로 판매되고 있다.

특정 생수 브랜드를 꾸준히 사 먹는 소비자들이 라벨이 없는 생수는 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친환경 바람이 거세지면서 무라벨 제품은 오히려 선전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작년 한 해 동안 팔린 아이시스 에코 제품이 2억9000만개에 달하고 제품 하나에 딸린 비닐 라벨을 무게로 환산하면 총 129t의 포장재 폐기물을 줄인 셈"이라며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매출로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아이시스 에코 제품은 2020년 127만 상자를 팔던 것이 작년에는 2288만 상자가 팔렸다. 전년보다 1700%가 늘었다. 롯데칠성음료 전체 생수 중 무라벨 제품이 판매하는 비율도 2%에서 32%로 늘었다.

대형마트들의 자체브랜드(PB) 상품이 무라벨 제품의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대형마트가 생수 제조업체에 외주를 줘서 생산하는 PB 제품은 내용물은 브랜드 생수와 비슷하고 가격은 더 저렴하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PB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이 60% 가까이 된다"고 말했다.

분리 수거가 간편해서 잘 팔리는 것도 있다. 분리 수거할 때 라벨을 제거하고 뜯어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생수뿐만 아니라 다른 제품에서도 무라벨 제품의 인기는 앞으로 높아질 것"이라며 "펩시콜라 에코 제품도 무라벨이 차지하는 비율이 작년 12월 0.3%에서 지난달 3.4%로 조금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기고자 : 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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