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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사원 공사중지는 위헙＂
2심도 대구 북구청 항소 기각

대구광역시 북구 대현동 주택가에는 1년 넘게 골조만 덩그러니 놓인 2층짜리 건물 하나가 있다. 무아즈 라작(25)씨 등 대구에 사는 이슬람 교인 7명이 북구청 정식 허가를 받아 이슬람 사원을 짓기로 한 장소다. 2020년 12월 공사를 시작했는데, 작년 초 이 사실이 알려지자 인근 지역에 사는 주민들이 시위를 시작했다. '무슬림 밀집 지역이 되어 치안이 불안해진다'는 등의 내용을 담은 플래카드가 곳곳에 걸리기도 했다. 김정애 대현동 이슬람사원 건립 반대 비상대책위 부위원장은 "주택 밀집 지역에 불특정 다수가 드나드는 시설이 들어오는 걸 반대하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북구청은 주민들이 탄원서까지 내자 작년 2월 공사 중지 명령을 내렸다. 라작씨 등은 "이슬람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주민들 민원으로 이어졌다. 구청 조치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대구고법 행정1부(재판장 김태현)는 22일 이슬람 교인들의 손을 들어줬다. 작년 12월 1심에 이어 같은 결론이 나왔다. 재판부는 "원고들은 법을 위반하지 않았는데도 구청이 공사 중지 처분을 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국가인권위원회도 작년 10월 이 사건과 관련해 "사원 건축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현수막 등이 전형적인 이슬람공포증(이슬라모포비아)에 해당하고 일부는 표현의 자유 한계를 넘어섰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국내에는 이슬람 교도가 15만명에 이른다.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 의하면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와 예배소인 무살라도 각각 22곳, 100여 곳이 있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이슬람 관련 시설이 들어설 때마다 인근 주민들이 잇따라 반대하면서 갈등으로 번지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경기도 연천군에선 한 이슬람 단체가 야영장 개발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지난달부터 군청 앞 등에서 반대 집회를 시작했다. 이 야영장은 종교와 무관하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곳이지만, 일부 주민들 사이에서는 "곧 이슬람 사원을 짓는 등 인근이 무슬림 거주지가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작년 5월 강릉시에서도 시청 측이 외국인 근로자들의 정착을 돕기 위한 지원센터를 지으려고 했지만, 주민들이 "거주 외국인 상당수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센터가 무슬림 양성소가 될 것"이라는 반대가 나왔다고 한다. 이 센터는 올해 2월에야 문을 열었다.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이수정 책임연구원은 "이슬람 교인을 포함해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은 더 늘어날 것"이라며 "우리 사회가 이들을 포용하고 수용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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