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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정의 음악 정류장] (24) "김치 없인 못 살아"

    장유정 단국대 자유교양대학 교수·대중음악사학자

    발행일 : 2022.04.14 / 여론/독자 A29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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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치주제가'(1985년)는 "김치 없이는 못 살아. 정말 못 살아"라고 말하는 대표적 김치 예찬 노래이다. 김치 사랑을 듬뿍 담은 노래로 '김치깍두기'도 있다. 같은 제목의 두 노래가 있는데, 한 곡은 1926년에 윤심덕이 음반에 실은 '김치깍두기'이고, 다른 한 곡은 미국에서 활동하던 김시스터즈가 1970년 한국에서 녹음한 '김치깍두기'다. 숙자, 애자, 민자로 구성된 3인조 걸그룹 김시스터즈는 최근 방탄소년단이 보라색으로 물들인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1959년에 진출해 활약했다. 숙자와 애자는 이난영과 김해송 부부의 딸들이고, 민자는 이난영의 오빠이자 '김치깍두기'의 작곡자인 이봉룡의 딸이다.

    1926년 잡지에서 윤심덕이 부른 '김치깍두기'의 노랫말을 찾은 데 이어 1930년대 노래책에서 그 악보도 확인했다. 현대어로 바꾸어 노랫말을 소개하면, "저 건넛마을 김 첨지 두 양주(兩主)가 아침밥을 먹는데, 그 영감이 마누라를 돌아보며 이것 좀 맛보소. 그 마누라가 영감을 마주보며 그것 참 맛 좋소. 김치깍두기 참 맛 좋쇠다 (중략) 만반진수(滿盤珍羞) 차려놓고 김치깍두기 없으면 아주 맛없네. 우리 먹는 이 음식 사탕 맛보다도 아주 맛 좋소"이다. 북한에서 유행한 '김치깍두기'와 노랫말은 거의 같으나 선율은 조금 달랐다.

    김시스터즈의 '김치깍두기'는 김치깍두기에 대한 무한 애정을 드러낸 노래다. "머나먼 미국 땅에 십 년 넘어 살면서 고국 생각 그리워"라는 첫 소절부터 고국과 김치를 그리워하던 김시스터즈의 상황을 떠오르게 한다. 김시스터즈의 리더 김숙자님에게서 직접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당시 동생 애자가 김치가 먹고 싶어 황달에 걸릴 정도였단다. 울면서 김치가 먹고 싶다 하는 애자를 위해 고국에서 김치를 보내줬다. 김치를 찾으러 갔으나, 오매불망 기다리던 김치가 없었다. 김치 국물이 새서 버렸다는 말을 듣고, "김치는 발효되고 썩을수록 좋은 것인데" 하며 돌아서야 했단다.

    우리나라에서 김치 없으면 못 사는 사람들이 꽤 있을 것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음식으로 불고기, 비빔밥과 함께 전 세계에 알려진 김치지만, 최근에 김치와 관련해서 불미스러운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제발 먹거리로는 어떤 장난도 치지 말기로 하자. 덧붙여, 얼마 전 안부가 궁금해 미국에 계신 김숙자님께 전화를 드렸다. 언니 김영자님이 지난 3월 9일에 돌아가셨다는 슬픈 소식을 전해주셨다. 김시스터즈 이전에 김숙자와 함께 '영자 숙자'로 미8군 무대에서 공연을 했고, 김시스터즈 해체 후 미국에서 1975년부터 1985년까지 약 10년 동안 다시 '김시스터즈'로 공연을 이어갔던 김영자님의 명복을 빈다.
    기고자 : 장유정 단국대 자유교양대학 교수·대중음악사학자
    장르 :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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