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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청와대 경제수석이 유력하다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이번 학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대선 캠프부터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까지 누비고 있으니 수업은 뒷전. 2과목 개설하긴 했지만 둘 다 논문 지도만 한다. 강의 부담이 없다. 그마저 과제 등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잦아 학생들 불만이 적지 않다 한다. 동료 교수들은 "이미 휴직하고 떠나지 않았냐"는 반응이다. 김 교수가 청와대행 탑승에 성공하면 이 2과목은 폐강되거나 대체 강사에게 넘어간다. 학생들만 피해자가 될 형편이다. 청와대 못 가도 김 교수는 손해 볼 일이 없다. 합법적으로 한 학기를 강의 부담 없이 지낼 수 있기 때문이다. 원래 서울대 교수는 한 학기 3과목은 가르쳐야 하는데 그는 부담 거의 없는 2과목만 형식적으로 열어놓고 언제든 바로 휴직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새 정부 각료 후보로 대학교수들 이름이 또 자주 오르내린다. 첫 장관 인선에서도 교수 출신 3명이 낙점을 받았다. 윤석열 캠프에 명함을 들이민 교수들만 40여 명. 이들 중 상당수가 조만간 임명장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데 하필 학기 중이라는 게 맹점이다. 이번에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김현숙 숭실대 교수는 이미 5년간 휴직하고 국회의원과 청와대 수석까지 지낸 바 있다. 잠시 학교로 돌아갔나 싶더니 또 휴직계를 내게 됐다. 숭실대는 이번 학기 김 교수가 강의하던 3과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도 마찬가지. 이전 정부 시절 5년 동안 학교를 떠나 정치권에서 호사를 누리다가 정권이 바뀌자 본업(교수)으로 복귀했지만, 지난해 윤석열 캠프로 들어가 다시 휴직계 낼 날만 고대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 대외전략기획관을 지낸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도 인수위에 합류하면서 두 번째 휴직계를 던질 준비를 마쳤다. 과거 박재완 성균관대 교수는 10년을 휴직하고 국회의원에서 청와대 수석, 기획재정부 장관 등을 두루 섭렵한 다음, 다시 대학으로 돌아가 그곳에서 재작년 퇴임했다.

보통 회사원 처지에서 이런 '폴리페서(polifessor)'는 최고의 직업이다. 다니던 직장(대학)을 나와 새 직장(정부)으로 가면서 불안할 게 없다. 국회의원에 출마하건 장관을 받건 공기업 수장으로 내려앉건 휴직하고 다녀오면 그만이다. 중간에 새 직장에서 잘려도 번듯한 전 직장(대학)이 기다리고 있다. 교수 휴직 기간이나 횟수에 제한을 두는 대학은 거의 없다. 서울대 사회대가 한때 '공직 진출로 2회 이상 휴직하면 교수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지침을 둔 것으로 알려졌지만 지금은 사라졌다. 한 서울대 교수는 "(휴직이 아니라) 사직하고 가는 게 상식적인 태도"라고 말했다. 사직을 강요할 순 없다. 하지만 학기 중 학생들 버리고 권력과 명예를 좇아가면서 미안한 마음이라도 가지길 바란다. 교수라면 그 정도 양식은 있어야 한다. 기고자 : 이위재 사회정책부 차장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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