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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만난 한국선교사 덕에 인생 바뀌어
한국 들어와 검정고시로 대학 마치고 교사 꿈 이뤄

열아홉 살 때 인신매매를 당해 중국으로 건너갔던 북한 여성이 국내 탈북 학생들을 위한 민간 대안학교에서 교사로 일하게 됐다. 2013년 한국으로 들어온 심혜은(31)씨가 그 주인공이다. 그는 "어릴 적 북한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하고 외롭게 살았던 나 자신, 그리고 시장에서 구걸로 연명하던 '꽃제비' 아이들의 모습이 항상 마음 한편에 남아있었다"고 했다.

심씨는 지난 1월 서울 구로구에 있는 남북사랑학교의 초등학교 1학년 담당 교사로 채용됐다. 이 학교는 탈북민의 한국사회 정착을 돕기 위해 설립된 남북사랑네트워크에서 운영하는 민간 대안학교다. 심씨는 함경북도 무산의 시골 동네에서 태어났다. 어머니는 어릴 적 가난 때문에 가정을 뒤로하고 떠나 아버지 손에 자랐다. 끼니를 제대로 챙기기도 어려운 형편에서, 심씨는 열아홉이던 2010년 인신 매매로 중국에 팔려갔다. '자녀가 없는 중국 노인의 수양딸로 갈 수 있다'는 인신매매 브로커의 꼬드김에 넘어갔다고 한다. 심씨는 "중국에 도착하자마자 선양시 인근의 한 시골 구석에서 살아야 했다"고 했다.

3년 뒤 우연히 알게 된 한국 선교사의 도움을 받게 됐고, 2013년 한국으로 들어왔다. 전북 전주에 터를 잡고 낮에는 편의점 직원과 마트 계산원 등 각종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활비를 벌고, 시간이 날 때마다 공부를 했다. 한국에 당당히 정착해 자기처럼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을 하고 싶었고, 그러려면 공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는 "매일 4시간씩 쪽잠을 자면서 공부를 했다"고 했다. 그는 1년 반 만에 초·중·고 검정고시를 모두 통과하고 그 다음 해인 2016년 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작년 4월에는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을 땄고, 지금도 숭실대 야간대학원 사회복지학과에서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남북사랑학교 교사로 일하게 된 것은 비슷한 처지의 아이들을 가르치고 돕겠다는 그의 꿈에 한 발짝 다가간 것이다. 그는 "지금 가르치는 아이들과 훗날 통일이 되었을 때 북한의 아이들을 보듬어줄 수 있는 기관을 설립하고 싶다"고 했다. 기고자 : 강우량 기자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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