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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내 반대 목소리에
黨 지도부는 귀닫아
윤호중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1953년 이후로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독점하면서 사실상 견제 없는 권력을 향유해왔다"며 "이 권력을 이제 개혁해야 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얼마 전 봉하마을에 갔을 때 '저물기 전에 가야 할 길이 있다'고 썼다"고도 했다.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검수완박 입법을 완료하겠다는 지도부의 의지를 밝힌 것이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검찰은 조직을 총동원해 기득권 지키기, 권력기관 2차 개혁 입법 저지에 나섰다.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는 행위"라며 "이런 때일수록 당력을 하나로 모아 입법 실현에 집중해 성과를 내야 한다"고 했다.
반면 박지현 위원장은 "문제는 (검수완박을) 강행하더라도 통과시킬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라며 "정의당의 동참과 민주당의 일치단결 없이 통과는 불가능한데 정의당이 공식 반대했고 당내에도 다양한 의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수완박' 법안이 통과되기도 힘들지만 통과된다고 해도 지방선거에 지고 실리를 잃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했다. 스스로 "소수 의견"이라면서 "용기를 냈다"고도 했다. 이에 의원석에서는 "안 한다고 아예 말을 하는구먼"이라며 격앙된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날 오후 2시에 시작된 의총은 4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박주민 의원이 관련 방안을 설명하고 여기에 대한 질의응답과 자유토론을 하는 방식으로 논의가 이어졌다. 20여 명의 의원들이 찬반 토론에 참여했고, 표결 없이 당론으로 추인됐다. 오영환 원내대변인은 "적어도 마지막 당론 추인에 있어선 이의제기하는 의원이 없었다. 만장일치로 추인됐다"고 말했다.
의총에 참석한 한 재선 의원은 "생각보다 질의응답 때부터 비판적으로 접근하는 의원들이 꽤 나왔다. 검찰 수사권 분리 자체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없었지만 시기와 내용에 대한 문제 제기가 상당히 나왔다"고 말했다. 노웅래·김민석·김병욱·김영진·조응천·권인숙·김영배·오기형·허영 의원 등이 신중론의 입장에 선 것으로 전해졌다. '친이재명계'로 꼽히는 김병욱 의원은 "민주당이 반성·성찰할 시기인데 대선 때 핫이슈도 아니었던 검찰개혁을 꺼내 드는 것이 맞느냐. 오만해 보일 수 있다"고 발언했고, 박용진 의원은 "지방선거를 '윤석열 정부'의 인사참사, 정책 실패를 쟁점으로 치러야 하는데, '민주당 강행' '필리버스터 오늘도 지속' 이런 뉴스만 나오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민석 의원은 법안 통과까지 있을 수 있는 현실적인 제약을 꼬집었다고 한다. 민주당이 검수완박 입법을 강행할 경우 국민의힘이 '필리버스터(무기한 토론)'를 가동할 수 있는데, 이를 중단시킬 요건인 180석 의석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필리버스터와 본회의 상정 요건 등 민주당이 강행한다고 해도 최종 표결까지 '허들'이 많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에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회기를 쪼개는 방식으로 필리버스터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 경우 박병석 국회의장이 여기에 동조하느냐가 핵심이 될 수 있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윤호중 비대위원장과 박홍근 원내대표 등 지도부가 애초부터 검수완박 입법 추진에 무게를 두고 접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 관계자는 "비공개로 대의원 대상 모바일 투표를 진행했고, 검수완박 찬성 입장이 90%에 가까웠다고 한다"며 "의원들의 공개 반대에도 지도부는 사실상 추진에 방점을 뒀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도부 내부적으로도 조응천·이소영·채이배·권지웅 비대위원 등이 유보적인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비대위원은 이날 아침 라디오에서 "최대한 당론 채택이 안 되고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책을 하는 민주당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당내 반대 여론이 이어질 경우 전 당원 투표를 진행하는 것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기고자 : 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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