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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시행된 프로야구 스트라이크존 변경에 대해 KBO(한국야구위원회) 측은 '확대'가 아니라 '정상화'라고 강조한다. 존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 야구 규칙 그대로 판정하는 것이란 주장이다. 그렇지만 선수들 입장에는 스트라이크존 확대나 마찬가지다. 특히 높은 공, 경계선에 걸치는 공에도 주심의 손이 올라가며 시즌 초반 여러 투수가 이득을 봤다.

지난 7일 KT를 상대로 선발 등판해 6이닝 1실점(4탈삼진 1볼넷)으로 시즌 첫 승을 올린 SSG 우완 이태양은 "존이 확실히 넓어졌다고 느꼈다"며 "경기 초반에 던진 높은 커브볼을 주심이 스트라이크로 판정해서 '이 정도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같은 팀 좌완 오원석도 6일 승리를 거둔 뒤 "지난해보다 존이 커졌다는 것을 체감했고, 이에 자신 있게 공을 던졌다"고 했다. SSG는 넓어진 존을 등에 업은 국내 투수진의 호투에 힘입어 개막 8연승으로 선두를 달린다. 2위 팀 LG의 왼손 투수 김윤식도 7일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된 후 "높은 공을 지난해보다 확실히 많이 (스트라이크로) 잡아줬다"고 했다.

투고타저 흐름은 숫자로 확연히 나타난다. KBO에 따르면 총 40경기가 치러진 11일 현재 리그 전체 평균자책점은 3.10으로, 지난 시즌 비슷한 시기의 4.24보다 크게 낮아졌다. 타율은 작년 0.254에서 올해 0.231로 2푼가량 낮아졌고 OPS(출루율+장타율)는 1할 가까이 떨어졌다. 9이닝당 삼진 수는 지난해와 비슷한 반면 볼넷은 30% 가까이 줄었다.

사령탑의 시선은 엇갈린다. 이강철 KT 감독은 "존이 달라진 걸 많이 느낀다. 설명했던 대로 스트라이크를 주는 것 같다"고 했지만, 김태형 두산 감독은 "생각보다 넓어지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스트라이크존 확대나 축소의 문제보다는 일관성이 중요하다"고 했다.

다만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KBO 관계자는 "스트라이크존 정상화가 경기 지표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해 주의 깊게 지켜봤고, 실제로 변화가 있었다"면서도 "아직은 경기 수가 적은 만큼 크게 유의미하진 않다. 구상했던 존을 적용하는 데에 계속 주력하며 분석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래픽] 시즌 초반 투고타저, 스트라이크존 때문? 기고자 :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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