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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관후보 거론되던 李 ＂입각 의사 전혀 없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최측근이자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인 이태규<사진> 의원이 11일 인수위원직에서 사퇴했다. 이 의원이 1차 조각 발표 다음날 인수위원직 사퇴 의사를 밝히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과 안 위원장 측이 새 정부 조각 문제를 두고 갈등을 빚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 의원은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 등으로 거론돼왔다.

이 의원은 이날 언론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 "오늘부로 인수위원직에서 사퇴한다"며 "아울러 저에 대해 여러 부처 입각 하마평이 있는데 저는 입각 의사가 전혀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 의원의 '이탈'로 윤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공동정부 구상이 자칫 차질을 빚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의원은 대선 기간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안 위원장의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물밑 협상 채널을 맡았다. 이 의원의 사퇴 움직임은 전날 1차 조각 발표 직후부터 감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이 의원이 조각 발표 직후 안철수 위원장과 당 일부 관계자에게 인수위에서 나가겠다는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과 합당 작업을 진행해온 국민의당은 이 의원의 인수위원직 사퇴 소식에 이날 합당 관련 소식 발표도 잠정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당선인은 지난 10일 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8개 부처가 포함된 1차 조각 인선을 발표했다. 그러나 이 의원의 입각이 거론됐던 행안부, 통일부 등 부처는 이날 인선에 포함되지 않았다. 인수위 관계자는 "이 의원이 행안부 장관 후보로 물망에 올랐지만, 선거를 관리하는 부처인 행안부 장관은 '비정치인'이어야 한다는 윤 당선인의 방침에 막힌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경력을 고려해 통일부 장관으로 입각할 것을 제안받았지만, 이 의원은 이에 부정적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의 사퇴가 안 위원장의 '승인'하에 이뤄진 것인지를 놓고도 해석이 분분하다. 만약 이 의원이 안 위원장과 공감해 안철수계를 대표해서 윤 당선인 측에 반기를 들었다면 공동정부 구상에도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윤 당선인 측은 "'자리 나눠 먹기'는 안 된다"면서 '지역·성별 안배 없는 실력 위주의 인선'을 기준으로 삼아 양측 간에 의견 차가 있었다고 한다.

이 의원의 사퇴 표명이 13일에 있을 나머지 10개 부처 장관 후보자 발표를 앞두고 윤 당선인 측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0일 내각 인선 1차 발표에서는 안 위원장의 측근이나 추천 인사들이 포함되지 않아 조각에서 안 위원장이 '패싱'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이 의원이 남은 인선에 안 위원장 측의 추천 인사를 포함시키기 위해 '시위성'으로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여부도 13일 2차 조각 인선 결과에 따라 달라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인수위 회의에서도 "역대 인수위 가운데 이렇게 잡음이 적고 성실하고 묵묵하게 모든 구성원이 일해온 인수위도 없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전날 통의동 인수위에서 퇴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공동정부 구성'에 합의한 만큼 내각 인선 때 동의를 받았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아마도 (당선인) 본인이 판단하기에 최적의 사람을 선택하지 않았겠나"라고 했다. 이어 '인선을 사전에 조율한 부분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저는 추천을 해 드리고 인사에 대한 결정은 인사권자가 하는 것"이라며 "왜냐하면 그 책임도 사실 인사권자가 지게 되는 것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 의원 사퇴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위원장 측 인사 추천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이태규 의원님하고 저는 이 정권 창출에 책임을 갖고 있다"면서 "두 사람 간 신뢰는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기고자 : 노석조 기자 김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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