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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회의서 공식 문제 제기, 대법원장 인사에 초유의 일

김명수 대법원장의 '코드 인사(人事)' 논란과 관련해 법원행정처 간부가 11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 나가 인사 배경을 해명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앞서 법관대표회의는 법원행정처에 공문을 보내 '김명수 코드 인사'로 비판받았던 몇몇 사례에 대한 해명을 요구했고, 이날 경기도 고양시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법관대표회의에는 법원행정처 인사 담당 간부들이 출석하거나 화상으로 참여했다. 이 회의에는 법관대표 123명 중 105명이 현장 또는 화상회의로 참석했다.

전국법관대표회의는 지난 2017년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을 계기로 만들어져 2018년 상설 기구로 출범했다. 사법행정 및 법관 독립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사법행정 담당자를 상대로 설명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지닌다. 우리법연구회,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진보 성향 판사가 주도해 왔으며, "김명수 대법원장의 전위대"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이날 상황을 두고 법원 내부에선 "법관대표회의의 주류인 진보 성향 판사들도 대법원장 편향 인사에 대한 법원 내부의 광범위한 불만을 누를 수 없는 지경에 온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앞서 법관대표회의는 법원행정처에 보낸 공문에서 특정 판사들이 2년 임기 관행을 어기고 3년간 근무한 점, 지방법원장 근무를 마친 판사가 곧바로 서울중앙지법으로 발령 난 것, 법원장 후보추천제 없이 법원장이 임명된 사례에 대해 답변을 요구했다.

이날 법관대표회의에 참석한 법원행정처 간부들은 "인사 일반원칙에 반하지 않고 인력 수급 사정과 개별 법관의 인사 희망 등을 고려한 것"이라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논란을 예상치 못했느냐'는 질문이 나왔지만 법원행정처는 "개별 인사의 사유에 관한 설명은 적절치 않다"며 넘어갔다고 한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법관 독립을 저해할 수 있는 요인들에 대해 각별한 경계심을 가져달라"는 인사말만 남기고 퇴장했다.

법관대표회의는 이날 간략한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코드 인사'에 대한 입장은 내지 않았다. 법조인들은 "신중함이 몸에 밴 판사들이 인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는 것은 '김명수 사법부'에 대한 내부 신뢰가 결정적으로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기사 A3면 기고자 :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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