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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국내 통신업계가 KB국민은행의 '리브엠' 때문에 시끄럽습니다. 리브엠은 2019년 12월 KB국민은행이 은행권에선 처음으로 금융·통신의 융합을 기치로 내걸고 론칭한 알뜰폰 서비스로, 당시 알뜰폰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메기'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았습니다. 알뜰폰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요금제 및 웨어러블 요금제 도입 등의 새 서비스를 선보이며 출범 약 2년 만에 가입자 24만명(올 1월 말 기준)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휴대폰 판매점주들의 모임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이달 초 성명서를 내고 "KB리브엠이 대형 금융사의 자본력을 앞세워 과다한 사은품 지급과 덤핑 수준의 요금제 판매를 지속해 중소 사업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며 사업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KMVNO)도 지난 2월 말 "리브엠이 알뜰폰 사업자들 간 과도한 출혈 경쟁을 유도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알뜰폰은 통신 3사의 망을 빌려서 고객을 유치하는 대신 사용 대가(원가)를 내야 하는데, 리브엠이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월 2만2000원 요금제(기본 데이터 LTE 11GB) 등과 같은 원가 이하의 과도한 할인 요금제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작년 10월 쿠팡과 제휴해 아이폰 13 구매 고객들에게 최대 22만원의 사은품을 제공한 것도 통신시장을 교란시킨 사례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리브엠은 이동통신 조사 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올 초 공개한 2021년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국내 알뜰폰 가운데 고객 만족도 1위를 차지했습니다. 업계 내에선 "통신 3사 역시 알뜰폰 사업에서 자회사들을 내세워 출혈 경쟁을 벌이지만, 망을 빌려 쓰는 중소 알뜰폰 업체들의 입장에선 통신 3사를 직접 공격할 수 없어 리브엠에 공격을 집중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도 나옵니다. 알뜰폰 시장 내 복잡한 이해관계로 인해 좋은 소비자 평가에도 '공공의 적'이 된 리브엠의 상황이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기고자 : 김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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