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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티콘·웹툰은 저렴한데… 게임은 앱스토어와 같은 가격

카카오톡 이모티콘을 구글 안드로이드폰에서 구매하면 개당 2500원이지만, 이를 PC 버전에서 구매하면 가격이 2000원으로 20%가 저렴하다. 유튜브 광고를 없애주는 '프리미엄 서비스' 역시 마찬가지다. 아이폰에선 월 1만4000원이지만, PC에선 1만450원으로 25%가량 싸다. 구글·애플 앱스토어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살 때마다 적용되는 수수료를 PC에선 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음악, 웹툰 서비스 모두 마찬가지다. PC에서 결제하고 앱에서 같은 계정으로 로그인하면 똑같은 서비스를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이달 1일부터 구글이 최대 30% 수수료를 부과하는 '인앱 결제'를 의무화하면서, 음원·OTT(인터넷 동영상) 등 디지털 콘텐츠 가격이 잇따라 오르자 소비자들 사이에선 'PC 결제로 수수료 아끼기' 노하우가 확산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게임만은 PC에서도 스마트폰 앱과 동일한 가격에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어 이에 불만을 표시하는 이용자들도 있다.

실제로 넥슨의 신작 게임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게임 내 화폐인 '세라'를 스마트폰 앱과 PC에서 동일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예를 들어, 9900세라는 구매 경로와 무관하게 9900원이다. PC 버전엔 자체 결제 시스템을 탑재해 별도의 구글·애플 수수료가 없지만, 앱과 같은 가격에 판매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넥슨 측은 "게임이란 가상 세계에서 이용자가 혼란 없이 동일한 이용자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같은 가격을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앱스토어를 통해 글로벌 마케팅을 하는 상황에서, 매출이 PC로 쏠리면 곤란해지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는 것이 게임 업계의 얘기다. 한 게임사 관계자는 "게임을 새로 출시했을 때 가장 중요한 성공 지표이자 마케팅 수단이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에 올랐다는 것인데, PC 매출은 여기에 안 잡히기 때문에 수수료를 내더라도 앱 결제가 장기적으로는 더 낫다"고 했다.

게임의 글로벌 출시, 마케팅을 담당하는 구글·애플과 돈독한 관계가 필요하다는 점도 고려된다. 이런 이유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W' PC버전에도 앱과 동일한 '구글 결제' 시스템을 탑재해 앱과 PC 모두 같은 가격에 아이템을 판매하고 있다. 기고자 : 박순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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