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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변 피하려면 자숙하라＂ 협박

김여정<사진>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부장이 3일 서욱 국방부 장관의 대북 선제타격 시사 발언을 트집 잡아 '미친X' '쓰레기' 등 막말 담화를 내고 "참변을 피하려면 자숙하라"고 위협했다. 북한군 서열 1위인 박정천 노동당 군수비서도 '서울의 주요 표적 궤멸'을 협박했다. 국방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서 장관의 발언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대북 정책 기조와 궤를 같이한다는 점에서 북한의 말폭탄은 새 정부에 대한 길들이기 시도로 해석됐다.

김여정은 이날 대내용 매체 노동신문에 공개한 담화를 통해 "남조선 국방부 장관은 선제타격 망발을 내뱉으며 대결 광기를 드러냈다"며 "미친X" "쓰레기" "객기를 부렸다"고 했다. 앞서 서 장관은 지난 1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징후가 명확할 경우에는 발사 원점과 지휘·지원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도 갖추고 있다"고 했다.

김여정은 "남조선에 대한 많은 것을 재고할 것"이라며 "참변을 피하려거든 자숙해야 한다. 이자의 객기를 다시 보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특히 "위임에 따라 엄중히 경고하겠다"고 밝혀 이 담화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뜻에 따른 것임을 시사했다.

박정천도 별도 담화에서 "핵보유국에 대한 선제타격을 운운하는 것이 미친X인가 천치바보인가"라며 "남조선군이 선제 타격과 같은 위험한 군사적 행동을 감행한다면 가차없이 군사적 강력을 서울의 주요 표적들과 남조선군을 괴멸시키는 데 총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북 선전 매체 메아리는 최근 한국군이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맞서 F-35A 스텔스 전투기 28대를 동원한 '엘리펀트 워크' 훈련, 지·해·공 합동 미사일 사격 훈련 등을 실시한 것을 두고 2일 "실로 무지한 대결 광기, 무모한 전쟁광증"이라며 "비루먹은 강아지가 대호를 건드린다"고 했다.

북한 고위 간부들이 서 장관을 원색 비난하고 '참변' '괴멸' 등을 위협했지만 국방부는 대응하지 않았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대남 비방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김여정·박정천 담화를 비롯한 북한의 대남 위협에 대해 "추가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라고 했다. 김정은 치적 과시와 체제 결속을 위해 고강도 도발을 준비 중인 북한이 실제 도발 시 가해질 국제사회의 비난·압박을 무디게 하기 위해 '남조선의 대결 광기' 탓을 한다는 것이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러시아에 북을 계속 두둔할 명분을 제공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김일성 110회 생일(4월 15일)을 앞두고 7차 핵실험, ICBM 또는 장거리 로켓 발사,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 등을 강행하려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기고자 : 이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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