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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계약하며 보증금 48% 인상
대다수 의원은 5% 이내로 재계약

더불어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 출신 무소속 양정숙<사진> 의원(비례)이 아파트 임대차 계약을 새로 하면서 전세 보증금을 4억7000만원(약 48%) 올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 의원은 기존 계약을 갱신할 때 전·월세 상승폭을 5% 이내로 제한하는 이른바 '임대차 3법'에 찬성했었다. 재작년 7월 이 법이 시행된 뒤 집주인들은 신규 계약을 통해 전세금을 5% 이상 올리는 방식으로 대응했는데, 양 의원도 이렇게 우회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31일 공개한 국회의원 재산 신고 내역을 보면 양 의원은 17억3500만원 상당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파트(130.23㎡) 등 3주택을 갖고 있다고 신고했다. 배우자인 이인규 인천지법 부장판사 명의로 된 서초동 아파트는 임대보증금이 작년(9억7000만원)보다 크게 증가한 14억4000만원이었다. 양 의원은 변동 사유 난에 '세입자 변경'이라고 기재했다. 양 의원 측은 전세금이 크게 오른 것에 대해 "기존 세입자가 계약 만료 전 급하게 나가겠다고 먼저 요청해 새로 임차인을 받은 것"이라며 "전세금을 높여 받기 위해 임대차법을 우회한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한편 임대차 3법에 따른 수도권 전셋값 폭등에도 불구하고 임대차 계약을 새로 맺은 여야 의원들 다수가 전세 보증금을 동결하거나 상승 폭을 5% 이하로 제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경기 남양주병)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단독주택 전세를 주면서 보증금(1억7500만원)을 동결했고, 정일영 의원(인천 연수을)도 경기 분당 아파트 전세를 재계약하면서 보증금을 5%(2000만원)만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임대차 3법을 대표 발의했던 박주민 의원(서울 은평을)이 법 시행을 앞두고 자신이 보유한 중구 신당동 아파트 임대료를 9% 올려 받아 논란이 됐는데, 이를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민의힘에서도 김용판 의원(대구 달서병)이 성동구 옥수동 아파트 임대보증금으로 작년(3억원)에 비해 정확히 5% 오른 3억1500만원을 신고했다. 정경희 의원(비례)도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 보증금을 2950만원(5%) 오른 6억1950만원으로 신고했다. 강남구와 성동구 모두 임대차 3법 시행 뒤 높게는 2배 이상 전세금이 올랐던 곳들이다. 정치권에서는 "전셋값 폭등 속 의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착한 임대인'이 되는 것을 선택했다"는 말이 나왔다.

다만 박성중 의원(서울 서초을)은 양천구 목동의 신시가지아파트 내 건물에 대한 신규 계약을 맺으면서 임대 보증금으로 종전(2억원)보다 3000만원(15%) 상승한 2억3000만원을 신고했다. 해당 자산은 대지와 건물을 합해 총 51억원 상당으로, 목동 6단지 내 위치한 유치원 건물로 알려져 있다. 기고자 : 김은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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