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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때린 술집 종업원들을 보복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화그룹 김승연(55) 회장이 12일 새벽 구속, 수감됐다. 재벌 총수가 폭행 혐의로 구속된 것은 처음이다. 김 회장은 1993년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구속된 데 이어 두 번째로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은 11일 밤 11시쯤 김 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김 회장은 자정을 넘겨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다.

(▶관련기사 A3·4면)

김 회장은 지난 3월 8일 자신의 아들과 몸싸움을 했던 서울 북창동 S유흥주점 종업원 4명을 경기도 성남시 청계산 인근 신축 건물 공사장에 감금한 뒤 쇠파이프 등으로 폭행하고, S유흥주점에 찾아가 다른 종업원 2명을 손과 발로 폭행한 혐의다. 김 회장 구속은 사건 발생 64일만이다.

서울중앙지법 이광만 영장전담판사는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김 회장과 함께 영장이 청구된 한화 경호과장 진모(40)씨도 함께 구속됐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폭행 사실을 전면 부인했던 김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3시간 가량 진행된 영장실질심사에서는 폭행 사실을 일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아들이 맞고 들어온 것을 보고 아들과 비서들을 데리고 가서 술집 종업원을 만났다”며 “아들을 때린 종업원이 없어서 ‘진짜 때린 사람을 데려오라’며 종업원들을 몇 대 때렸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영장실질심사를 끝낸 뒤 “국민께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저 같은 어리석은 아비가 더 이상 안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원규 기자 wkc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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