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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하순에 시작된 일본 야스쿠니(靖國) 신사의 봄철 제사에 아베 신조(安倍晉三) 일본 총리는 총리 명의로 제수품을 보내 2차대전 전범들을 포함한 사자(死者)들에게 경의를 표했다. 아베 총리의 이런 행동은 중국과 한국 등 일본의 침략을 받았던 국가들의 불만을 샀고, 지난 8일 중국과 한국 외교부는 항의 성명을 냈다. 1990년대 이래 일본은 잘못된 역사관으로 일본의 침략사를 부정해서 피해를 입은 국가 국민들의 감정을 상하게 하고, 일본과 중국, 한국과의 국가관계에 손해를 입히고 있다.

중국과 일본은 1972년 9월에 수교했다. 이후 오랫동안 중·일 관계는 ‘평화우호’ ‘영불재전(永不再戰·영원히 다시 싸우지 않는다)’에 대한 공동인식을 쌓아 왔다. 정부 간 민간 교류가 활발해졌고, 두 나라 지도자들이 서로 방문했으며, 두 나라 무역액은 날로 늘어 왔다. 1970년대와 80년대의 중·일 관계는 밀월관계라고 할 만했다. 한·일 수교는 1965년에 이뤄졌고, 한·일 관계도 순조롭게 발전하고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더니 일본의 정치외교에 변화가 나타났다. 그 변화의 목표는 패전국의 그늘을 지우고 ‘보통국가’가 된다는 것이었다. 경제적 지위에 걸맞은 정치대국, 군사대국의 위상을 세우는 것이었고, 국제문제에서도 주도권을 쥐려 했다. 도리로 말한다면, 2차대전이 끝난 지도 50여 년이 지났고, 세계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으니 일본도 패전국의 모자를 벗어 던지고 정상국가가 되어 국제사회에서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정상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일본이 자신들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선택한 길이 잘못된 길이라는 점이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고, 잘못된 수레바퀴 자국을 밟지 않으려 해야 했는데, 일본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대외침략과 확장의 역사를 미화하고, 전쟁범죄를 부인하는가 하면 평화헌법을 고쳐 재무장의 길을 걸었다. 일본의 침략행위에 유린당했던 중국과 한국, 북한 등의 국가들은 경각심을 갖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으며, 일본과 이웃나라들의 관계는 갑자기 언덕 아래로 굴러떨어졌다.

일본은 왜 이런 착오를 범하게 됐을까. 우리는 1990년대 초 냉전이 끝나면서 소련의 위협이 사라지자 일본과 중국, 일본과 한국의 모순이 드러나게 된 것을 기억하고 있다. 일본 국내적으로는 이른바 ‘55년 체제’가 무너지면서 정치가 우경화했다. 그러나 그 점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이다. 실제 이유는 중국과 한국이 경제발전을 이룩한 점이 보다 깊은 곳에 깔려 있다. 일본의 종합국력과 중국과 한국의 종합국력의 비율에 변화가 오자 150년 동안 동아시아를 지배하던 일본의 위치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일본인들은 이 점에서 두려움을 느끼면서 일본이 아시아를 마음대로 횡행하던 시절에 대한 추억으로 위로를 삼으려 하기 시작했다. 일본에는 ‘중국위협론’이니 ‘중국붕괴론’이니 하는 것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일본 정치 지도자들이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서 침략역사를 부인하는 것은 바로 일본인들이 느끼기 시작한 두려움의 역(逆)방향의 표현이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동아시아 각국의 균형 잡힌 발전은 모두에게 화(禍)가 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복(福)이 되는 일이다. 중국과 한국, 일본 세 나라의 발전은 결코 제로섬 게임이 아니다. 중국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으며,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역사의 필연이다. 일본은 정확한 길을 따라 정상국가가 되는 것이 논리에 맞는다. 세 나라가 그런 길을 걸어가는 데 대해 3개국 민중들은 평상심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정치인들이 평상심으로 세 나라가 걸어가는 길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정리=박승준 베이징 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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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롄구이 중국공산당 당교 교수·국제정치학 기고자 : 장롄구이
장르 : 고정물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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