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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속구(光速球).’ 야구에서 불 같은 강속구를 표현하는 말이다. 야구공이 1초에 30만 ㎞를 가는 빛의 속도를 따라잡을 수는 없지만, 시속 150㎞대의 빠른 볼도 눈 깜짝할 새에 지나가 버린다.

지난 10일 롯데 우완투수 최대성이 인천 문학구장에서 시속 158㎞의 강속구를 던졌다. 이 속도는 국내 최고 기록과 타이. SK의 엄정욱이 지난 2004년 6월 29일 KIA전에서 세웠던 기록이다. 엄정욱은 전지훈련 때는 최고 160㎞까지 기록한 적이 있다. 그는 잦은 부상으로 현재 임의탈퇴선수 신분이다. 올해 회복될 가망이 없어 아예 현역 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것이다. 엄정욱이나 최대성 모두 인천 문학구장이 기록의 현장이었다.

KIA 한기주도 최대성, 엄정욱만큼 빠른 볼을 던진다. 지난달 21일 광주 두산전에서 157㎞를 찍었다. 삼성 오승환, KIA 윤석민 등도 광속구의 소유자. 그러나 150㎞대 초반에 그친다. 해외파까지 포함하면 박찬호가 최고 기록 보유자다. 고지대인 콜로라도에서 기록한 것이지만 한때 100마일(161㎞)을 찍은 적이 있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현역시절 최고 156㎞를 기록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최고의 강속구 투수는 조엘 주마야(23·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작년에 시속 104마일(약 167㎞)의 강속구를 세 차례나 기록했고, 작년에만 233차례나 100마일 이상의 공을 던졌다.일본에선 2004년 야쿠르트의 이가라시 료타, 2002년 오릭스의 야마구치 가즈오, 그리고 93년 이라부 히데키가 기록한 시속 158㎞가 최고 기록이다. 하지만 볼 스피드는 스피드건의 성능과 측정 지점, 그리고 바람 등 외부요인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그래서 공인된 기록은 없다.

(고석태 기자 kos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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