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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국내 쌀 수급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민간업체의 쌀 수출 길을 터주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제 시대 쌀 강제 공출(供出) 이후 처음으로 빠르면 다음주 중 쌀 200t이 스위스로 수출 선적될 전망이며, 올해 중 최대 3만4000t까지 수출할 수 있도록 터주기로 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도하개발아젠다(DDA) 및 자유무역협정(FTA) 등 대외 협상에서 쌀 시장 개방의 예외를 인정받기 위한 명분으로 쌀 수출을 사실상 금지해왔다.

정부는 11일 권오규 부총리 주재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열어 사전에 농림부 장관의 추천을 받아 쌀을 수출하도록 하는 ‘쌀 수출 추천제’를 활성화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994년 정부는 양곡관리법을 개정해 쌀 수출을 허가제에서 추천제로 변경했지만, 쌀 수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대외 무역협상 등을 이유로 한번도 수출을 추천해준 적이 없었다.

재경부 관계자는 “쌀 공급 과잉, 고품질 쌀 생산 증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종료 등의 여건 변화를 감안할 때 쌀 수출에 대한 적극적인 검토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농림부는 이에 따라 오는 14일 쌀 수출 자격이나 절차 등을 고시하고 수출 추천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정부는 앞으로 양곡 수급 상황을 고려, 우리가 의무적으로 수입해야 하는 시판용 쌀의 저율관세수입물량(MMA)보다 적은 양의 쌀이 수출되도록 할 방침이다.

(정혜전 기자 cooljju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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