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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수로기구(IHO) 총회에서 우리나라측에 유리한 방향으로 ‘동해’ 표기 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이 나왔다고 한다. 최소한 일본해 단독 표기를 막았다는 점에서 값진 성과라 할 수 있겠다.

그간 한·일은 동해(東海)와 일본해(日本海)를 고집해왔다. 일본은 ‘18세기 말부터 일본해가 국제적으로 통용되어 왔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동해의 연원을 알면 까무러칠 일이다.

동해에 대한 명칭은 삼국사기 고구려 본기 동명왕 기사에도 등장한다. 동해에 대한 민족적 애정은 애국가의 첫 구절에 등장시킨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나라의 명칭도 동국(東國)이라 하여 동(東)자를 붙였고, 동국통감(東國通鑑),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동국문헌비고(東國文獻備考) 등 민족 문화의 전적(典籍)도 ‘동’자를 떼어놓고는 이해하기 어려울 정도다.

물론 동해라는 이름이 방위를 나타내기 때문에 적절치 않다는 주장도 있다. 어느 바다든지 동쪽에 있는 바다는 동해이기 때문에, 한국해(Sea of Korea)로 표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그렇지만 동해를 단순한 방위적 개념으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주역에도 동(東)자는 일(日)과 목(木)의 합성문자로 만물이 생동하기 시작할 때 해의 방향을 의미하는 동시에 해돋이를 상징한다고 한다. 오행으로 볼 때도 동(東)은 목(木)에 해당되며, 4절기 가운데 봄이며, 오색 가운데 청색에 해당한다. 이 바다를 동해라 이름붙인 것은 이 같은 철학적 의미를 담고자 했던 것이다. 동해가 세계적으로 공인받게 되기를 바란다.

김성호·명지대 사회교육대학원 겸임교수

기고자 : 김성호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860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