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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 년 전, 몸이 약해 툭하면 잔병치레를 하던 고등학생이 있었다. 중학교 때까지 넉넉했던 집안 환경은 아버지가 빚 보증을 잘못 서는 바람에 갑자기 어려워졌고, 넉넉한 가정에서 걱정 없이 공부하던 친구들이 늘 부러웠다. 그는 ‘나중에 어려운 환경에서 공부하는 후배들을 꼭 도와줘야지’ 하고 결심했다.

그때의 고등학생은 전국 최대 규모인 ‘존앤존 PC방’과 한국형 퓨전 웰빙 주점 ‘수리야’ 등 2개 브랜드를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전문 기업 ‘㈜퍼스트에이엔티’ 대표 이사가 됐다.

백호근(41) 대표는 11일 서울 마포구 신수동 ㈜퍼스트에이엔티 사옥에서 모교(母校) 숭실고(서울 은평구 신사2동) 후배들을 위한 특별 행사를 마련했다. 백 대표는 이날 어려운 환경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는 1~3학년 후배 10명을 초청해 장학금을 지급했다. 평소에 모교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을 도와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던 그는 이달 초, 본지 ‘스쿨업그레이드, 학교를 풍요롭게’ 캠페인 팀에 후원 의사를 밝혀 왔다. 그는 상·하반기에 각각 10명씩 매년 학생 20명에게 학기마다 50만원씩 연간 1000만원을 장학금으로 지원한다.

백 대표는 장학금 전달식에서 후배에게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많이 힘들지? 그래도 포기하면 안 돼. 항상 정직하게, 자신한테 당당하고, 부끄럼 없이 행동한다면 미래는 너희들 거야.”

백 대표는 “사회에서 받은 만큼 사회에 되돌려줘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며 “학창 시절의 추억이 깃든 모교를 도와주게 돼 뿌듯하다”고 말했다. 장학생으로 선발된 1학년 조동근(16)군은 “열심히 공부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도와주는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조경학과에 진학해 자연 환경 지킴이가 되고 싶다는 3학년 김솔바로(18)군은 “도움을 주신 분들을 실망시키지 않도록 더 열심히 살겠습니다”라고 했다.



(오윤희 기자 oyounhe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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