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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은 김승연 회장 구속이 현실로 나타나자 낙담과 충격에 빠진 모습이었다. 11일 밤 김 회장의 구속이 결정되자 한화그룹은 국민과 재계, 그룹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김 회장 명의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회장은 사과문에서 “국가 경제 발전에 전념해야 할 기업인으로서 국민 여러분에게 큰 심려를 끼쳐 사죄를 드린다”며 “상대방을 탓하고 분노하기 전에 자식에게 먼저 회초리를 들어 꾸짖지 못한 제 자신이 너무도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 “처음부터 저의 잘못을 인정하고 솔직하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도리였을 것”이라며 “개인적인 일로 치부하고, 이 사건과 무관한 그룹까지 구설수에 오르는 것만은 피하고 싶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30년 가까이 기업을 경영하며 산전수전을 다 겪은 기업인으로서, 사적인 문제로 법의 심판을 기다려야 하는 제 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참담하다”고 후회했다.

한화 관계자는 “수사초기에 혐의를 부인(否認)함으로써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 막는 꼴이 됐다”고 아쉬워했다. 한화그룹은 이날 경영기획실 명의로 각 계열사에 긴급 전문을 보내 “계열사 사장이 중심이 돼 흔들림 없이 책임 경영에 임해줄 것”을 지시했다. 또 그룹 계열사 부회장단을 중심으로 집단경영체제 구성을 검토하기로 했다.

(최유식 기자 finder@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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