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김승연(金升淵·55) 한화 회장은 이번 구속으로 세 번째 형사처벌을 받게 됐다. 김 회장은 1993년 당시 계열사였던 태평양 건설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받은 공사대금 470만달러로 미국의 호화 저택을 구입했다가 외환관리법 위반 혐의로 구속돼 57일간 실형을 살았다. 2003년 8월에는 서청원 당시 한나라당 대표에게 불법 정치자금 10억원을 건넨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벌금 3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김 회장은 창업주인 고(故) 현암(玄岩) 김종희(金鍾喜) 전 회장의 장남으로 김 전 회장이 1981년 사망하면서 29세 나이로 국내 10대 그룹의 총수 자리를 이어받아 26년간 그룹을 이끌어왔다. 김 회장은 취임 이후 한양화학(현 한화석유화학), 경인에너지(현 SK인천정유), 한양유통(한화갤러리아), 대한생명을 잇달아 인수하는 등 주로 M&A(기업 인수·합병)를 통해 그룹의 외형을 키워왔다. 김 회장은 그러나 돌출 행동으로 자주 구설수에 올랐다.

새벽 2~3시에 불쑥 임원들을 불러 모으는가 하면, 임원들이 얼굴을 제대로 들지 못할 정도로 엄한 분위기에서 회의를 주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술집 등에서 다른 사람들과 자주 시비가 붙어 폭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재계 경제인들과도 잘 어울리지 않았다. 90년대 중반엔 동생인 김호연(金昊淵) 빙그레 회장과 재산 상속 문제로 2년여 동안 법정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최유식 기자 finder@chosun.com)

기고자 : 최유식
본문자수 : 783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