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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 50만명 이상 새로 발병 ‘당뇨 대란’ 온다

    김철중

    발행일 : 2005.03.14 / 종합 A1 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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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뇨(糖尿)대란(大亂)’이 오고 있다.

    2003년 한 해에만 51만명이 새로 당뇨병 환자로 진단받았다. 1999년 41만여명, 2001년 47만여명으로 매년 급증세를 보이다가 급기야 2003년에 50만명대를 넘어선 것이다. 이 해 당뇨병으로 처음 입원하는 환자만도 9만7000여명이나 됐다.

    이 때문에 2003년 말 현재 당뇨병으로 병·의원 치료를 받고 있는 사람은 401만명(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달했다. 전체 인구의 8.4%이다.

    12일 대한당뇨병학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공동 주최로 열린 ‘2005 한국의 당뇨병 심포지엄에서는 이 추세로 가면 2030년에 당뇨병 환자가 722만명(인구의 14.4%)에 이를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한국인에게 ‘당뇨대란’이 발생한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보릿고개를 넘은 세대의 숙명이라고 지적한다. 당뇨병은 음식으로 섭취한 영양분이 신체 에너지원으로 쓰이기 위해 포도당으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이를 조절하는 췌장의 인슐린이 부족하거나 부실해서 생긴다.

    1940~1960년대 태어났거나 유아기를 보낸 보릿고개 세대들은 영양 부족으로 췌장 발육이 지체됐다. 췌장의 인슐린 ‘생산라인’이 미약한 상태로 성장해, 적게 먹고 사는 체질이 된 것이다.

    그러다 경제발전을 이루면서 영양과잉 상태가 됐고, 운동량은 오히려 줄었다. 넘치는 칼로리를 부실한 인슐린 생산라인이 감당을 못해 당뇨병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것이다. 가난을 이겨냈더니 그 자리를 당뇨병이 차지하는 ‘비극’이 벌어진 것이다.

    지금 당뇨병이 급증하는 세대는 50~70대들이다. 이들은 979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7.4%를 차지한다. 아주대병원 김대중(金大中) 내분비내과 교수는 “60대 당뇨병 유병률이 20%를 상회하고 있다”며 “같은 나이의 미국인 당뇨병 발생률 10%대보다 높다”고 말했다.

    더욱이 유아기에 마지막 ‘보릿고개’를 겪은 우리나라 최대 인구층인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생)가 50대로 진입하면 같은 원리로 ‘당뇨 쓰나미’가 올 것이란 전망이다.

    당뇨 합병증 환자도 급증하고 있다. 대표적인 합병증은 만성 신부전(腎不全)으로 혈액 투석 등을 받는 말기 환자는 1만6200여명이며 매년 10% 이상씩 증가하고 있다(2004·대한신장학회). 말기 신부전증의 42%는 당뇨병으로 발생한다.

    당뇨병을 시발로 심장질환·뇌졸중·말초신경염도 줄줄이 퍼지고 있다. 비정상적으로 높은 농도의 혈당이 피를 타고 전신을 돌며 혈관과 신경을 갉아먹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의 60~65%가 고혈압이 있으며, 노인 실명(失明)의 최다 원인도 당뇨 합병증인 망막증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금부터라도 당뇨병에 대한 전 국민적 예방 대책 마련에 정부가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

    (블로그)doctor.chosun.com

    <그래픽> 새로 발생하는 당뇨병 환자 수

    기고자 : 김철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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