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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임동명기자" 5일 앞으로 다가온 이탈리아 총선에서 태풍의 눈은 북부지방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는 분리운동단체의 연합세력 북부연맹 이다.

롬바르디주의 롬바르디아리그 가 중심이 된 북부연맹은 자치 를 내세워 현재의 여권인 4당 연정세력의 과반수 득표를 위협하고 있다. 북부연맹은 연정에 대한 불만층을 파고 들고 있음은 물론,2개 정파로 분열된 공산당의 이탈표를 긁어 모음으로써 이탈리아 정계에 태풍을 예고하고 있다.

"자치" 내세워 기세

최근의 여론조사 결과들은 이중 롬바르디아리그가 롬바르디아주에서 기존 정당들을 누르고 제1당의 자리를 차지할 것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90년 지방선거에서 롬바르디아리그는 19%의 득표율을 획득했으며,북부연맹은 전국적으로 5.6%의 지지를 받았다. 이번 총선에서 북부연맹은 이보다 훨씬 높은 득표율을 얻어 최소한 30명 이상의 의원을 로마에 진출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북부연맹은 이탈리아를 북부-중부-남부 연맹으로 나눠 연방국가를 구성하자고 주장한다. 이 연맹의 지도자인 움베르토 보시 상원의원은 요즘 유세를 통해 "로마의 정치인들은 마피아와 연계돼 있으며,상대적으로 가난한 남부의 표를 사기위해 북부의 세금을 남부에 퍼부어 왔다"며 "북부는 징세권을 위양받아 진정한 자치를 이룩해야 한다"고 외치고 있다. 북부연맹은 북아프리카,그리고 남부 로부터의 이민도 반대,이탈리아의 장마리 르펭(프랑스의 극우정당 민족전선 당수)으로 불리고 있다.

보시 의원의 이같은 주장은 점차 그 지지세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으며,일부 대기업의 지지까지 받기 시작했다.

일부 대기업 지지도

북부연맹의 로마 중앙정부에 대한 도전이 적지 않은 호응을 받고 있는 것은 몇가지 통계를 비교해보면 어느정도 이해를 할 수 있다. 롬바르디아,베네또,삐네몬떼 등 북부 7개주는 이탈리아 세금의 56.9%를 부담하고 있으나 정부투자는 44.8%에 불과하다.

반면 나폴리 이남의 캄파니아,시칠리아,사르디니아 등 남부 7개주는 담세율이 13.8%이나 정부로부터의 시혜는 36%를 차지하고 있다.

개발정책 시행착오

고향에서 나서,고향에서 살다가,고향에 묻히기 를 무엇보다 원하는 이탈리아인들의 뿌리 깊은 지방주의적 전통에 비추어 볼때 이같은 불균형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을 수밖에 없다. 그 근본원인은 대부분의 기간산업시설이 북부에 치우쳐 있고 최대의 곡창 롬바르디아평야도 이 지역에 위치하고 있는 반면,남부는 산악지역이 많은데다 이렇다할 산업시설이 자리잡지 못한데 있다. 그러나 북부인들은 더 이상 참을 수 없다 는 입장이다. 지난 수십년간 남부지역에 정부의 개발투자가 집중돼 왔으나 별성과가 없지 않았느냐고 되묻고 있다. 주로 남부지역에 지지기반을 가진 기민당 연립정부는 그동안 별로 급하지 않은 지역에 대형 도로를 건설한다든가 공장을 세웠다가 얼마 되지 않아 이를 폐쇄하는 등 남부 개발정책 시행과정에서 적지 않은 실책을 저지른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밀라노,토리노,제노바 등 주요 공업도시를 포함하고 있는 북부 9개주는 중앙정부에 반기 를 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작년 6월 북부주의 분리주의자들은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집회를 갖고 북부공화국 을 선포한뒤 보시 상원의원을 대통령 에 선출하기까지 했다. 그뒤 이 공화국은 주권행사 를 삼가긴 했으나 상징적인 사건이었다.

북부공화국 선포까지

이탈리아의 통일성에 도전하는 북부연맹의 로마진격 에 맞서 기민-사회-사민-자유당 등 연정세력은 그 위험성을 경고하며 저지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으나 큰 효과가 눈에 띄지는 않는다. 연정세력에 위안이 되는 것은,이탈리아는 본래 잡다한 요소들이 잠재해 있는 모자이크국가 이며 여러 요소들이 견제와 균형으로 일종의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부연맹의 득세도 이탈리아의 수많은 특징들 가운데 하나로 자리잡을 것이나,이탈리아의 계속성 자체를 위협하지는 않으리라는 믿음이 이탈리아인들에게는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