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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단과 '새해 전략' 저녁 회동하거나
20년 만에 '토요 사장단 회의' 개최하기도
끊임없는 변화와 차별화된 혁신 주문

불확실성과 위기, 가능성과 기회. 2024년을 맞아 각 대기업 총수들이 내놓은 신년사를 관통하는 단어들이다. 유럽과 중동에서 계속되는 '두 전쟁'과 그에 이어 세계 곳곳에서 커지는 지정학적 위기, 미국과 대만 등 각국에서 선거가 이어지는 '수퍼 선거의 해'를 맞는 불안감 등 그 어느 때보다 새해에 대한 불확실성은 크다. 하지만 국내 기업과 기업인들 사이에선 지금의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지 또한 강하다. 오히려 변화가 크고 앞날이 불투명한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성장과 밝은 미래를 도모할 때라는 것이다.

◇위기를 기회로… 2024년 다시 뛰는 기업

새해 초부터 기업들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삼성그룹 계열사 사장단 40여 명은 저녁 식사를 함께 하며 새해 사업 전략을 구상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새해 업무가 시작되는 날 저녁에 그룹 경영진이 모인 것이다. 이날 자리에선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의 변화를 살피고, 신년 사업 계획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올 1월 1일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 신년사에서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을 낼 수 있다는 해현경장(解弦更張)이란 말처럼 모두가 이런 자세로 우리의 경영 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했다. 이어 "새해에도 우리의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위기를 강조했다. 이 같은 신년사에 이어 SK그룹은 '토요 사장단 회의'를 20년 만에 부활시키기도 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3일 경기 광명에 있는 기아 전기차 전용 공장에서 정의선 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신년회를 열었다. 지난해 경기 화성에 있는 남양연구소에 이어 2년 연속 현장에서 새해를 맞았다. 이날 정 회장은 "2024년을 한결같고 끊임없는 변화를 통해 지속 성장해 나가는 해로 삼아 어려움에 흔들리지 않는 건강한 체질을 만들고자 한다"며 "끊임없는 변화야말로 혁신의 열쇠"라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작년 말에 내놓은 이메일 신년사에서 "모든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 고객 경험 혁신을 이야기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최고의 고객 경험 혁신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차별적 고객 가치에 대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세계 경제가 초불확실성 시대에 돌입했다"며 "올해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관점에 따라 위기는 곧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새해 초부터 신제품 선보이며 공략

삼성전자는 연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4'에서 탁월한 기술력을 선보인 데 이어 세계 최초 AI 스마트폰인 '갤럭시 S24'를 내놓으며 세계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갤럭시 S24는 지난 19~25일 진행한 사전 예약에 S 시리즈 사상 역대 최대인 121만대가 몰리는 인기를 끌고 있다. 2019년 '갤럭시 노트 10'이 138만대를 기록했지만, 당시 사전 예약 판매가 11일 동안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S24가 이 기록도 넘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SK그룹도 지난해 11월부터 제4회 도쿄포럼, '2023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 올 초 CES 2024 등에 최태원 회장이 직접 참석하며 글로벌 경영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고대역폭 메모리 반도체(HBM)를 발판으로 AI 컴퍼니로 성장도 추진하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26일엔 한국을 찾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AI 서비스 공동 개발 등 다양한 제안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기차 전환'에 속도를 낸다. 올 2분기 그룹의 첫 전기차 전용 공장인 '기아 오토랜드 광명 전기차 전용 공장'을 완공한다. 지난해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2위에 오르며 글로벌 시장에서 전기차 45만대를 판매한 데 이어 올해는 50만대 이상을 판매할 계획이다.

롯데그룹은 신동빈 회장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것과 같이 유통, 화학 등 다양한 사업군별로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신사업에 드라이브를 걸 전망이다. 올 초 CES 2024에 메타버스 플랫폼 '칼리버스'를 선보인 데 이어 3분기에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개방형 서비스로 전환한다. 기고자 :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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