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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개방 여부 등이 기준… 전산망 노후화는 대상 아냐

우리나라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2023 디지털 정부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작년 11월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조달청 등의 행정 전산망이 잇따라 '먹통'이 되는 사태를 겪었지만 2019년에 이어 2회 연속 1위에 올랐다. OECD는 2019년부터 4년마다 세계 주요국 정부의 디지털화 수준을 평가해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30일 OECD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점 만점에 0.935점을 받아 평가 대상 38국 중 1위에 올랐다. 이어 덴마크, 영국, 노르웨이, 호주, 에스토니아, 콜롬비아, 아일랜드 등의 순이었다.

2019년 평가와 비교하면 '압도적인' 1위였다. 2위와 점수 차가 20배 이상으로 벌어졌다. 2019년 당시 우리나라는 0.742점을 받아 2위 영국(0.736점)을 0.006점 차이로 겨우 앞섰는데 이번에는 2위 덴마크(0.811점)와 격차가 0.124점이었다.

각국 정부들의 디지털화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2019년 당시 상위 10국 중 4국이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특히 2019년 5위였던 일본은 이번 평가에서 31위로 하락했다. 스페인, 이스라엘, 포르투갈도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신 덴마크, 노르웨이, 에스토니아 등 북유럽 국가들이 부상했다.

행정 전산망 마비 사태에도 우리나라가 1위에 오른 이유에 대해 행안부는 "평가 항목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OECD는 조사 대상국 정부가 정책 추진 과정에서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지, 디지털 플랫폼을 만들어 운영 중인지, 데이터가 충분히 개방돼 있는지, 국민이 이용하기 편한지, 정부가 선제적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하고 있는지 등을 평가한다"며 "행정 전산망 시스템 자체의 노후화나 경쟁력을 평가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번 결과에 대해 황석진 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우리 정부가 다른 나라 정부보다 발 빠르게 민원·행정 서비스를 디지털화하고 가장 폭넓게 사용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정부별 시스템을 세세하게 고려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1위에 안주해서는 안 되고 시스템 개선, 보안 강화 등을 계속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고자 : 김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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