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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영하 50도. 여기에 시속 140㎞로 부는 남극의 칼바람 '블리자드'가 시작되면 체감 온도는 밑도 끝도 없이 떨어진다. 하지만 황제펭귄은 자신들의 체온 37.5도를 지켜낸다. 수만 마리 황제펭귄이 서로 몸을 맞대고, 바깥쪽 황제펭귄과 안쪽 황제펭귄이 주기적으로 자리를 바꾸는 '허들링'을 하기 때문이다. 그 누구도 이기적인 마음을 갖지 않고, 모두가 모두를 위해서 희생하기 때문에, 구성원 전부가 생존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고려아연은 사단법인 밝은청소년이 주관하는 허들링청소년합창축제를 7년째 지원하고 있다. 허들링청소년합창축제는 다문화가정 청소년들과 비(非)다문화가정 청소년들이 '합창'을 통해 '허들링'의 의미를 되새기는 청소년 인성 교육 프로그램이다. 2016년 첫 대회부터 고려아연은 7년 동안 한 번도 빠짐없이 후원하고 있다. 누적 후원금만 13억원에 달한다.

허들링청소년합창축제는 많은 부분에서 고려아연의 경영 이념과 닮았다. 합창은 돋보이는 실력을 갖춘 가수 한 명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누군가 홀로 돋보이려 하면 오히려 합창은 망가진다. 다른 이의 노랫소리를 듣고 조화를 이루는 하모니가 합창의 생명이다. 고려아연은 지역사회와 종업원의 이익이 조화를 이루는 지속가능 경영을 추구한다. 최창걸 고려아연 명예회장이 허들링청소년합창축제의 취지에 대해 듣자마자 단박에 후원을 약속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고려아연의 후원으로 매년 축제 본선에 참가하는 250여 청소년은 2박 3일간의 합숙 훈련에 참여한다. 합숙 훈련을 통해 서로 다른 문화적 배경을 지닌 청소년들이 '다름'을 '틀림'으로 인식하지 않고, 조화를 이뤄나가는 과정을 경험한다. 임정희 밝은청소년 이사장은 "다문화 청소년이 매년 2만명씩 늘어나는 추세지만 여전히 차별이 존재하기에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 우리 사회에 새로운 문제점들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고려아연의 지원은 단순한 후원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하는지 증명해 보이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기고자 : 신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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