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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성기재단, 제1회 '임성기연구자상' 시상

지난 2일 롯데 시그니엘 서울에서 '임성기연구자상' 제1회 시상식이 열렸다. 이 상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을 기리고자 제정했다. 이날 시상식에서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바이오·메디컬융합연구본부 김인산 박사가 '대상'을, 이화여대 약학대학 이혁진 교수와 카이스트(KAIST) 의과학대학원 주영석 교수가 각각 '젊은연구자상'을 받았다. 대상은 상패와 상금 3억원을, 젊은연구자상은 상패와 상금 5000만을 받았다.

임성기연구자상은 생명공학·의약학 연구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응용 가능성도 큰 성과를 이룬 한국인 연구자에게 수여한다. 어려운 국내 연구 환경을 개선하고 연구·개발(R&D)을 통한 제약 강국 실현을 앞당기기 위해 임성기재단이 최우선적으로 추진한 핵심 사업이다. 재단은 의학, 약학, 생명공학 분야 석학들로 이뤄진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3개월간 총 3회에 걸쳐 심사해 수상자를 선정했다.

◇"신약 개발 가능성 큰 연구" 평가

대상 수상자 김인산 박사는 의사이면서 생명과학을 연구하고 있는 과학자다. 그는 인체가 암세포를 대상으로 면역 반응을 잘 일으키도록 유도하고 암세포의 사멸까지 이끌어내는 새로운 항암 면역체계를 성공적으로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임성기연구자상 심사위원회는 "이 기술이 새로운 개념의 항암 신약 개발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젊은연구자상을 받은 이혁진 교수는 mRNA(전령 리보핵산) 전문가로, 코로나 백신을 개발한 모더나의 창업자 로버트 랭어 MIT 교수와 공동 연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다. 특히 이 교수는 체내 환경에 따라 이온화 상태가 변하는 새로운 개념의 이온화 지질을 개발해 원하는 세포에만 안정적으로 mRNA를 전달하는 지질나노입자(LNP)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불안정한 mRNA를 원하는 표적에 고효율로 전달할 수 있어 백신뿐 아니라 암 같은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심사위원회는 평가했다.

주영석 교수는 국내 대표적 의사 과학자이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폐를 손상하는 과정을 폐 오가노이드(미니 장기)를 통해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이 기술을 통해 코로나 치료제 후보 물질을 빠르게 선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 결과는 호흡기 감염병의 원리를 더 깊이 이해하도록 도와 코로나뿐 아니라 앞으로 일어날 수 있는 새로운 감염병 대유행을 예방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관순 임성기재단 이사장은 "이번에 선정된 세 수상자는 높은 수준의 과학적 업적과 더불어 이 상이 지향하는 신약 개발 분야 응용 가능성이 큰 연구 결과를 냈다고 평가를 받았다"며 "오늘 이 자리가 생명공학과 의약학 분야의 기초를 튼튼히 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어려운 여건에서도 새 길을 열어나가는 국내 연구자들에게 힘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연구자 시상 이어 R&D 지원도 계획

이날 시상식에서는 임성기 회장 평전인 ‘한국 제약산업의 큰 바위얼굴 임성기와 한미약품’이 처음 공개돼 참석자들에게 전달됐다. 한미약품은 “평전에는 창조와 혁신, 도전의 삶을 산 임 회장의 인생 궤적과 평가, 의미가 담겨 있다”며 “임 회장이 1980년대부터 임직원들에게 남긴 육성 메시지도 정리했다”고 밝혔다.

임성기재단은 고 임성기 회장의 경영 철학을 후대에 계승해 의약학·생명공학 분야 발전에 기여하고 인류 건강에 공헌하는 것을 목표로 설립된 공익 법인이다. 임 회장은 생전 “국민 건강 증진과 국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명공학과 의약학 분야가 탄탄히 발전해야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제 규모보다 상대적으로 뒤처져 안타깝다”고 밝혔다. 2021년 설립된 재단은 임 회장의 뜻을 잇기 위해 첫 사업으로 생명공학, 의약학 등 분야에서 혁신적 연구 결과를 낸 연구자들을 선정해 시상하는 ‘임성기연구자상’을 제정했다. 임성기재단은 “앞으로 다양한 R&D 지원 사업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관순 이사장은 “재단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생명공학과 의약학 분야 연구에 뛰어들어 실험실에서 외로운 싸움을 하는 우수 연구자들을 발굴하고 격려하고자 시상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했다”며 “이 사업이 한국의 어려운 연구 환경을 개선하고 R&D를 통한 글로벌 신약 개발을 앞당기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기고자 : 유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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