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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 29만명으로 도심 팽창
'정원을 품은 미래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 가동
실제 과거 외곽에 있던 순천교도소와 서면산단(순천일반산단)이 주거지와 가까워졌고, 원도심에 자리한 낡은 순천 종합버스터미널이 도시재생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시는 3개의 도심 핵심 시설을 외곽으로 옮기는 이른바 '정원을 품은 미래 신도시 개발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최근 사업 타당성 조사를 두고 예산과 부지 마련 등에 인력을 투입했다. 순천시는 이르면 10년 안에 이전을 모두 마무리하고, 기존 부지에 광장과 시립박물관 등을 세울 계획이다.
◇55년 순천교도소, 아파트가 '턱밑'까지… "30분 거리로 이전"
2019년 4월, 순천시 승주읍 유평리에 솟은 해발 551m 옥녀봉 자락에서 시작한 작은 불씨는 5㏊의 산림을 새까만 숯덩이로 만들었다. 그해 봄 취임 1년여를 맞은 허석 순천시장은 난생처음 헬리콥터를 타고 고향 순천을 굽어봤다. 산불감시용 항공기에서 바라본 순천은 뭔가 어색한 모습이었다.
허 시장은 "하늘에서 순천 도심을 한 바퀴 돌며 바라봤더니 전체 그림에서 어색한 퍼즐 조각이 눈에 띄었다"며 "외곽에 있어야 할 교도소의 목전에 아파트 단지가 밀려오고 있었고, 서면 산단 주변에는 아파트 등이 이미 둘러싸여 있었고, 버스터미널과 고속도로 나들목(IC)이 너무 멀었던 점"이라고 말했다. 교도소만 하더라도 신축 중인 주변 아파트 고층부에서 내부가 보일 지경이었다. 이 세 가지 퍼즐을 바로 맞혀야 비로소 '순천의 도시재생'이 마무리될 것으로 순천시는 판단했다.
순천시는 지은 지 55년 된 순천교도소를 차량으로 30분 떨어진 지역으로 옮길 계획이다. 정학규 순천시 홍보실장은 "이전 협의는 주무부처인 법무부와 향후 진행한다"며 "교도소는 수형자 이송을 감안해 기존 교통망과 적절한 거리에 떨어져 있어야 하는 점을 고려해 부지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순천시는 도심 교도소 이전은 선례가 많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법무부는 광주교도소와 대구교도소를 2015년과 2020년 각각 이전했다. 유성구 대정동 대전교도소는 2027년 유성구 방동 일원으로 이전한다.
1967년 문을 연 순천교도소는 2004년 대대적으로 증·개축됐다. 건물 28동이 들어선 부지는 면적이 14만3357㎡에 달한다. 순천시는 교도소가 떠난 자리에 시립박물관을 만들고 주변을 상업지역으로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경관을 고려해 고층이 아닌 3~4층 위주의 상가 건물이 들어서도록 용지 용도를 변경한다는 방침이다. 김미란 시 홍보기획팀장은 "명품도시로 거듭나려면 시립박물관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전남 장흥에서는 옛 교도소를 문화공간을 활용해 주목을 받고 있다. 장흥군은 기존의 장흥교도소를 복합 문화공간으로 만들었다. 지난 4일에는 수용동·접견실·보안동·전망대 등으로 구성된 '교도소 예술 타운'을 개방했다. 장흥군 관계자는 "옛 교도소를 주민이 누리는 활기찬 복합문화 공간으로 만들었다"며 "주민과 함께 장소적 가치와 문화 재생 잠재력을 현장에서 관찰하면서 쓰임새를 예측하고, 공간 활용 방안 등을 함께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말했다.
◇낡은 원도심 버스터미널 외곽 이전… "정원형 광장 조성"
순천은 '전남 인구 1위 도시' '대한민국 생태 수도' '국가 정원 1호 도시' 등 여러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이와 상충하는 도심 기반 시설이 있다. 준공한 지 42년 된 낡은 버스터미널이다. 연간 162만명이 이용하지만, 시설이 낡아 "도시의 위용과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광역시 종합버스터미널(유스퀘어)의 경우 백화점·대형할인점·식당가·대형서점·극장 등 여러 쇼핑·문화 시설이 밀집된 초보 단계의 복합쇼핑몰 형태를 띠고 있다. 하지만 순천 터미널에는 즐길만한 쇼핑·문화 시설이 없다.
시는 버스터미널은 고속도로 IC 인근 지역인 서면으로 옮기고, 텅텅 비는 터미널 부지는 대형 광장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신축 버스터미널은 광주를 모델로 한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전망이다. 송명선 시 홍보지원팀장은 "광장을 만들면 젊은 층이 자연스럽게 유입돼 원도심에 놓인 터미널 주변 상권이 덩달아 활성화할 것"이라며 "정원의 도시답게 특색 있는 광장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도시재생과 거리가 먼 고층의 주상복합건물 건설은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도심과 맞닿은 서면산단, 해룡 신규 산단으로
1984년 준공한 서면 순천산단은 신축 중인 해룡 2-2산단으로 옮긴다. 산단이 들어선 38년 전만 하더라도 서면은 외곽이었다. 고속도로 IC와 2㎞ 떨어진 점이 장점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파트 단지가 산단 주변으로 파고들고 있어 각종 민원이 쏟아진다. 이전이 불가피하게 된 것이다. 서면 산단에는 조립금속·비금속 등을 업종으로 한 31개 기업이 있다. 시는 서면 산단 부지에 교육과 상업 시설을 유치한다.
시는 지역의 중견 건설사와 3개 시설과 부지의 이전·개발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전 비용은 여러 개발 사업으로 충분히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앞으로 부처 협의 등을 통해 10년 안에 이전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내년 4월 국제정원박람회 이제 10년마다 개최 도시 재생 프로젝트에 접목"
허석 순천시장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는 앞으로 10년마다 개최합니다.”
허석 전남 순천시장은 내년 4월 개최하는 두 번째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허 시장은 지난 29일 본지 인터뷰에서 “2년 전 떠올린 ‘10년 주기 개최’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여 기획재정부와 국제원예생산자협회 승인을 통과했다”며 “그 결과 내년 4월 정원박람회 개최를 확정했고, 더불어 끝자리가 ‘3년’인 해마다 박람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원 문화를 도심 곳곳에 퍼뜨리는 ‘도시재생의 큰 물줄기’가 10년마다 흐르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박람회는 구체적은 언제 열리나.
“행사 정식 명칭은 ‘2023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다. 내년 4월 22일부터 10월 22일까지 순천만국가정원과 도심 일원에서 열린다. 사업비는 485억원가량이다. 2만5000명이 넘는 고용 효과와 1조6000억원에 이르는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한다. 2013년에 이어 두 번째 박람회다. 박람회 주제는 시민이 주도하는 일상 속 정원이다. 도시 전체를 숲정원, 마을정원, 습지정원, 해안정원, 국가정원으로 꾸민다. 순천의 색(色)을 담은 5대 자연 정원으로 선보인다.”
-정원박람회를 10년 만에 또 여는 이유는 뭔가.
“박람회 기본 취지는 ‘도시 재생’이다. 도심재생 프로젝트를 정원박람회에 접목하고자 한다. 도시재생의 물줄기가 10년 주기로 크게 흐른다는 뜻이다. 박람회를 계기로 ‘도시의 그림’에 정원을 채워넣는다. 순천의 발전 동력은 꺼지지 않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내년 박람회 주무대는 국가정원이 아닌 동천변으로 정했다. 도심으로 더 파고들 것이다. 2033년은 봉화산과 죽도봉 중심이 된다.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2043년은 송광사와 선암사를 포함한 조계산 권역이 주무대가 되고, 또 10년 뒤에는 낙안읍성이 있는 낙안면에서 박람회를 개최하게 될 것이다.”
-같은 국제행사를 두 번이나 치르는 지역은 순천시가 처음인가.
“순천 같은 기초지방자치단체는 예산과 승인 절차 등의 제약이 있어 국제적인 행사를 한 번 치르기도 쉽지 않다. 같은 국제행사를 두 번 개최하는 곳은 전국 최초 사례다.”
-10년 전 박람회와 내년 박람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도시 전체로 공간을 확대하고, 관이 아니라 시민이 주체가 된다. 동천에서 시내로 뻗어나가 도시 전역에서 박람회가 이뤄지고, 시민이 참여하고 주도하는 새로운 개념의 정원박람회를 연다. 시민 누구나 ‘나만의 정원’을 가꾼다. 도시 전체가 정원이 된다. 정원 문화가 시민의 일상에 뿌리내리길 바란다. 2013년에는 국가정원 1호를 만들었다. 또 다른 1호가 나온다. 순천이 ‘대한민국 정원도시 1호’로 거듭나는 것이다.” 기고자 : 순천=조홍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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