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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로 지지율 폭락한 에르도안
양측과 직접 통화해 5차 회담 조율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평화 협상이 지난 29일(현지 시각) 5차 회담에서 큰 진전을 보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 회담을 중재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사진> 터키 대통령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에르도안의 중재가 성공해 전쟁이 종결된다면 국제 외교 무대에서 그의 위상은 크게 높아질 수밖에 없다. 국내적으로는 리라화 폭락과 급격한 인플레이션 등으로 크게 타격을 받았던 리더십을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영국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평화 협상을 성사시키고 양측 의견을 전달해 이견을 좁히는 메신저 역할에 심혈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번 5차 회담 직전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잇따라 통화하며 양측 요구 사항을 직접 듣고 조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 열린 양국의 외무장관 간 회담도 에르도안이 막후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에르도안의 활약에 국제사회는 호평을 내놓고 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에르도안 대통령과 통화에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협상을 중재한 노력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터키가 이번 평화 협상 중재에 나설 수 있었던 것은 두 나라와 흑해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는 지리적 특성과 관광·무역·안보 부문에서 역사적으로 맺어 온 우호 관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안보 분야에서 터키는 러시아제 지대공미사일 'S-400'을 수입하면서도, 터키제 공격형 무인기 '바이락타르 TB2'를 우크라이나에 수출하는 등 양측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다. 또 나토 회원국으로서 우크라이나를 지지하면서도 서방의 대러 제재에는 참여하지 않는 등 '등거리 노선'을 유지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어느 한쪽을 포기하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이츠하크 헤르초크 이스라엘 대통령과 만나 한동안 소원했던 양국 관계에 물꼬를 다시 텄다. 기고자 :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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