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코로나 장기화로 기업 인턴 줄어

중국의 한 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김모(27)씨는 지난 10일부터 한 증권사에서 고객 응대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증권사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김씨는 최근 증권사 4곳에 인턴으로 지원했다 모두 탈락한 후 아르바이트라도 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는 "재무설계사 등 각종 자격증은 많은데, 경력이 부족해 증권사 알바(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자기소개서를 한 줄이라도 더 넣고 싶다"고 했다.

청년 취업난 속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들 사이에서 "경험을 쌓고 싶지만 기회가 없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실제 한 취업 커뮤니티 사이트에 게시된 인턴 채용 공고는 2019년 2946건에서 2020년 1910건, 2021년 1724건으로 줄었다. 코로나 확산을 우려한 기업들이 모집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대학에서도 동아리 활동이나 해외 교환학생 파견 기회가 크게 줄었다.

그렇다 보니 "자기소개서에 쓸 내용이 없다"며 고민하는 청년들이 1개월 안팎 단기 아르바이트나 봉사 활동에 나서는 경우도 잇따른다. 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분야에 취업하고 싶어 하는 오모(35)씨는 지난 2월 서울 강남구에서 열린 한 채식주의 관련 행사장에서 환경미화 봉사 활동을 했다. 그는 "환경과 관련된 인턴 자리가 없다 보니 사소하더라도 내가 이만큼 노력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경험을 쌓고자 하는 취준생들로 대학 학회도 문전성시다. 수도권의 한 경영·경제 연합 동아리는 2019년 2학기 1.6대1이던 학회 가입 경쟁률이 올해 1학기 3.4대1로 뛰었다.

전북대 경제학과 재학생 남모(25)씨는 학교 금융학회에 들어가기 위해 한국장학재단에서 실시한 멘토링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고 한다. 그는 "학회 가입 경쟁이 심하다 보니 가입 신청서에 쓰기 위한 경력이 또 필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서울대에서 금융학회 활동을 하는 하모(25)씨는 "학회에 들어가기 위해 방학 두 달간 재무 관리와 회계 관리 등을 유료 인터넷 강의로 공부까지 했다"고 말했다.

아예 코로나 시기를 버텨보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대학정보공시센터에 따르면 일반대학원 신입생 충원율은 2019년 80%에서 지난해 88.5%로 늘었다.

수도권 대학 사회 계열 졸업을 앞둔 백모(25)씨는 공기업 인턴 2곳에 지원했다가 모두 떨어지자 올 하반기 대학원에 가려고 한다. 백씨는 "취업에 도움이 되는 통계나 조사방법 분야 대학원에 진학한 뒤 다시 취업을 시도해보려 한다"고 했다. 기고자 : 김광진 기자 박정훈 기자 박지민 기자
본문자수 : 1259
표/그림/사진 유무 : 없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