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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의 든든한 맏형 '스타다큐 마이웨이'

전쟁터 같은 TV 예능판에서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TV조선의 든든한 맏형 노릇을 하는 장수 프로그램이 있다. 현재 매주 일요일 저녁 7시 40분 안방극장의 문을 두드리는 '스타다큐 마이웨이'. 지난 2016년 6월 '살아있는 전설' 배우 김혜자 편을 시작으로 지난 23일 가수 겸 배우 이지훈 편까지 총 281회가 방영됐다. 그동안 TV조선의 다른 예능 프로그램 편성에 따라 방송 요일은 월·수·목요일, 시작 시각도 저녁 9시·9시 40분·10시 등 이리저리 자리를 옮겼지만 꾸준하게 시청자들을 만나왔다. '예능 다큐'를 표방하는 프로그램에는 배우·개그맨 등 연예인뿐 아니라 스포츠 스타, 예술인, 디자이너 등 일반인 명사들이 출연해 내밀한 일상과 인생 이야기를 한 보따리씩 풀어놓는다. 각 분야에서 최고라 인정받는 사람들, 다른 사람들에게 귀감이 되는 멘토들, 자신만의 가치를 지키며 독특한 인생을 사는 사람들이 섭외 '0 순위' 대상자. TV조선 관계자는 "다큐에서 인생을 성찰하듯, 출연진의 솔직하고 평범한 일상을 보면서 공감과 함께 삶의 교훈을 얻는 것 같다"고 했다.

◇감동을 더한 다큐 예능 명가

현실을 사실적으로 기록하는 다큐멘터리처럼 카메라는 출연자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따라간다. 그동안 브라운관을 통해 화려하게만 보였던 출연자들의 민낯이 비로소 드러난다. 이들은 과거의 아픔이나 현재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내비친다. 하지만 입을 모아 미래의 희망을 말한다. 이 과정에서 잘 알려져 있지 않던 '특종 스토리'를 발굴한 경우도 많다.

공연 '난타'의 제작자이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으로 활약한 배우 송승환은 2020년 12월 방송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시력 저하로 앞을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진단을 받았다. 하지만,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걷기로 결정한 그는 이후 9년 만에 연극배우로 변신해 공연의 막을 올렸다. 2020년에 출연한 대학가요제 대상 출신 가수 김학래는 섬유 근육통 증후군이란 난치병에 걸린 아내 곁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줬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겪던 아내를 극진히 돌보던 그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의 심금을 울렸다. 뇌졸중으로 쓰러졌던 원조 액션 배우 김희라는 2019년 출연해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며 재기를 꿈꾸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배우 이미영은 과거 이혼 사연을 밝히며 자녀들과 서로 보듬고 살아가는 일상을 공개했다.

배우 고(故) 신성일은 살아생전인 지난 2017년 7월 출연해 폐암 3기 진단을 받은 뒤 자신의 투병기를 공개했다. 폐암 확진을 받기까지 과정이 방송에 고스란히 담겼다. 그는 방송에서 의사로부터 "회복 가능성이 40%가 안 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는다. 하지만 "40%의 희망을 품고 치료를 시작하기로 했다"며 씩씩하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줬다. 이듬해 11월 신성일은 끝내 세상을 떠났고, 마이웨이는 생전 모습을 방송하며 그를 기렸다.

◇최고의 시청률은?

역대 방송 중 7%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출연자는 누구일까. 2019년 출연한 가수 송창식은 딸과 아들, 두 손녀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세 자녀 중 첫째 아들을 제외한 두 아이는 가슴으로 낳은 입양아로, 자유롭게 아이들을 키우는 육아 원칙을 소개했다. 배우 김영옥과 방송인 김봉곤 훈장은 오디션 예능 '미스터 트롯' '미스 트롯'의 뒷얘기를 전하며 화제를 모았다. 김영옥은 미스터 트롯 진(眞) 임영웅에게 푹 빠진 일상과 트롯맨들과의 만남을 공개해 웃음을 줬고, 김봉곤은 '미스 트롯2'에서 톱7에 오른 막내딸 김다현을 살뜰히 챙기는 부정(父情)을 보여줬다. 국민 드라마 '전원일기'에서 '일용' 역으로 활약한 배우 박은수는 돼지 농장 인부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오고 있는 근황을 전해 안타까움을 샀다.

◇스타들의 최신 근황에 빠른 프로그램

언론에 공개된 이야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간 사연은 시청자들에게 더 큰 울림과 웃음을 줬다. 국민 마라토너 이봉주는 지난해 '마이웨이'에 출연해 원인 불명의 통증에 시달리면서도 강한 재활 의지를 보이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편히 눕지도 못하고, 걷는 것조차 남의 도움을 받아야만 할 정도로 힘든 나날을 이어가면서도 이봉주는 "마라톤처럼 이겨내겠다"는 희망의 말을 전했다. 지난해 가야금 인간문화재 문재숙이 배우인 딸 이하늬에게 방송에서 건넸던 말은 올해 새롭게 화제를 모았다. 당시 방송에서 이하늬는 어머니로부터 "여자로서 행복도 누리고 자녀도 낳아봐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최근 이하늬가 결혼과 임신 사실을 알리면서 시청자들 사이에서 "임신을 염두에 둔 덕담 아니었겠느냐"며 방송 내용이 다시금 회자됐다. 기고자 : 이기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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