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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도 쉴 곳도 많은 울산

"와~ 여기서 보이는 바다가 고마 작품이네, 작품!"

지난 25일 찾은 울산 동구 대왕암공원 내 옛 울산교육연수원(방어진중학교)에서 만난 관람객 김종철(48)씨가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울산시립미술관 분관인 이곳에선 지난 1월부터 개관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김씨는 "대왕암에 놀러왔다가 중학생 딸이 미술 전시도 보자고 해서 왔다"며 "탁 트인 바다를 보니 코로나로 갑갑했던 속이 다 후련해진다"며 웃었다.

올봄 울산에선 미술과 영화, 자연이 어우러진 여행지에서 코로나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어갈 수 있다.

◇개관 66일 만에 7만6000명 찾은 시립미술관

지난해 1월 문을 연 울산시립미술관은 문화 애호가는 물론 2030세대와 가족 관람객의 '핫플'로 떠올랐다. 지난 24일 기준 누적 관람객은 개관 66일만에 7만6000여명을 돌파했다. 외지인 비율도 30%가 넘는다.

개관특별전은 중구 북정동 본관과 동구 대왕암 임시분관에서 각각 열리고 있다. 대왕암 분관에선 비디오아트 거장인 백남준의 '거북'(1993)을 비롯해 올해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인 김윤철의 '크로마'(Chroma·2019) 등 국내외 작가 작품 28점이 4월 10일까지 선보인다. 본관에선 현존하는 최고의 미디어 작가로 꼽히는 히토 슈타이얼 등 14개국 작가 70명이 참여하는 5개 전시를 볼 수 있다. 서진석 울산시립미술관장은 "미디어아트라는 신선한 장르를 선보이다보니 젊은 관객들의 반응이 특히 좋다"고 말했다.

울산 대왕암공원은 그 자체가 울산 대표 관광지다. 울산 12경(景) 중 하나로, 신라 문무왕과 왕비의 호국정신 전설이 서린 곳이다. 붉은 기운이 감도는 바위들이 군집을 이루는 경치가 아름다워 예부터 동해의 해금강으로 불렸다.

지난해 7월 개통한 대왕암공원 출렁다리도 꼭 가봐야 할 명소다. 개통 이후 8개월여 만에 누적 방문객이 25일 기준 131만 명에 이른다. 길이 303m, 폭 1.5m 규모로 바다 위에 만들어져 일산해수욕장부터 먼바다까지 풍광이 그대로 눈에 들어온다. 바닥에 손날이 들어갈 정도의 틈이 있는데다 걷다보면 다리가 흔들려 스릴도 느낄 수 있다.

◇쏟아지는 별빛, 빈백에 파묻혀 영화 보며 힐링도

오는 4월 1일부터 10일까지는 울주세계산악영화제도 열려 봄날의 정취를 즐기며 영화도 볼 수 있다. 울주군 영남알프스 복합웰컴센터와 등억알프스 야영장, 작천정 별빛야영장에서 산악·자연·환경을 다룬 42개국 영화148편이 상영된다. 야외에서 푹신한 '빈백'(bean bag)에 눕듯이 앉아 영화를 보는 헤드셋 극장과 캠핑을 하며 영화를 볼 수 있는 별빛상영장도 마련된다.

복합웰컴센터에서 자동차로 40분 거리에 있는 국립 대운산 치유의 숲도 코로나에 지친 몸과 마음이 쉴 수 있는 여행지다. 문체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웰니스 관광지'에도 뽑혔다. 굴참나무와 편백나무가 어우러진 대운산 자락에서 숲 치유를 테마로 요가와 명상, 반신욕 등 산림치유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다. 간절곶, 진하해수욕장, 옹기마을, 남창시장 등도 자동차로 30분 거리에 있어 함께 들르기 좋다.

북구 달천동 천마산 '편백산림욕장'도 산책하며 휴식하기에 좋다. 해발 236m로 비교적 오르기 쉬운 천마산 일원 40ha에 편백나무, 잣나무, 소나무가 빼곡한 산림욕장이다. 경사가 완만해 아이들도 쉽게 오를 수 있다. 원두막과 피크닉테이블, 산림욕대, 평상도 있어 걸으며 쉴 수도 있다. 기고자 : 울산=김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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