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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 안잡히고 끊기고, 품질·서비스 불만 나올 수밖에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5G(5세대 이동통신) 서비스를 상용화한 지 다음 달 3일로 만 3년이 되지만, 국내 5G 서비스는 품질과 속도 논란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5G 기지국 설치를 둘러싼 수도권과 지방, 대도시와 농촌 지역 간 격차도 계속 벌어져 있다. 국내 5G 가입자들이 사용하는 월 데이터양이 LTE(4세대 이동통신)의 2배에 달하는데도, 전국 5G 기지국 수는 LTE 기지국의 약 4분의 1 수준이다.

통신 업체들은 "계획대로 기지국을 구축하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5G 가입자 증가에 힘입어 지난해 통신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이 10년 만에 4조원 이상을 기록한 상황을 감안하면 "5G를 앞세워 호실적을 거뒀으면서도 정작 투자를 소홀히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설비·시설 투자가 소비자들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비싼 5G 요금제에 가입하고도 5G 서비스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사용자들이 아직도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5G 기지국, LTE의 23% 불과

27일 과기정통부가 국회 과방위 황보승희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2월 통신 3사가 구축한 5G 기지국 수는 20만2903개다. 이는 전국에 있는 LTE 기지국의 23% 수준이다. 이마저도 주로 서울을 주축으로 한 수도권에 집중(45.5%)돼 있다. 18개 광역단체(시·도)별로 보면, 5G 기지국이 LTE 기지국의 30%를 넘는 지역은 단 한 곳도 없다. 서울과 부산이 그나마 유일하게 25%를 넘겼고, 18개 광역단체 중 강원·충북·전북·경북 등 10곳은 20%에도 미치지 못했다.

'LTE 상용화 만 3년'이었던 2014년 당시 LTE 기지국 수(36만5513개)와 비교해도 5G 기지국 수는 LTE의 55%에 불과하다. 비록 국내 5G 가입자 수는 2157만명으로 LTE 가입자(4802만명)보다 적지만, 사용하는 월 전체 데이터양은 약 54만4000TB(테라바이트)로 LTE 데이터양(27만4000TB)의 2배에 달하고 있다.

속도를 놓고도 말이 많다. 통신 업계는 2019년 5G 서비스 상용화를 시작할 때 '5G는 LTE보다 20배 빠르다'는 식의 홍보로 가입자들을 모집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과기정통부가 공개한 품질 평가 결과 당시 5G의 다운로드 속도는 LTE의 5.3배 수준이었다.

◇피해는 가입자에게 돌아간다

그 결과는 가입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달 발간한 '2021년 통신분쟁조정 사례집'에 따르면, 법적 기구인 통신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통신 품질' 불만 건수는 2019년 19건에서 2021년 12배 가까운 223건으로 증가했다. 5G 서비스 시작 첫해만 해도 소비자들이 "조금만 참으면 상황이 좋아지겠지"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통신 품질이 개선되지 않자 분쟁조정을 신청하는 건수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분쟁조정위 사례집에는 5G요금을 13개월간 꼬박꼬박 내면서도 5G 신호가 잡히지 않아 새로 산 5G 스마트폰을 'LTE 우선 접속'으로 설정해 사용해왔거나, 대도시 새 아파트에 입주한 뒤 5G폰의 통신 품질이 급격히 떨어진 경우 등 다양한 사례가 소개됐다. 또 통신 업체로부터 '5G 신호가 잡히지 않는 원인이 휴대폰 때문'이라는 설명을 듣고 스마트폰 서비스센터를 찾아갔다가 점검 결과 스마트폰이 아니라 주변 기지국 문제 때문이었음을 알게 된 사례도 있었다. 분쟁조정위원회는 "소비자가 5G 품질 불량으로 불편을 겪고 있는 것이 명백한데도 고가의 5G 요금을 소비자가 감내하라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면서 통신 업체들의 설비투자도 도마 위에 올랐다. 통신사들의 설비투자 규모는 5G 개통 첫해인 2019년에 9조5967억원이었지만, 지난해 8조2020억원으로 감소했다. 2년 사이 14.5% 정도 줄어든 것이다. 하지만 통신 업계 관계자는 "초반에 대규모 설비투자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점차 줄어들게 되는 것"이라며 "LTE 때도 이와 비슷했으며 현재 5G 기지국은 로드맵에 따라 계획대로 구축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래픽] 국내 5G기지국과 LTE 대비 커버리지

[그래픽] 국내 5G 가입자와 월 사용 데이터량 기고자 : 김봉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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