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NCAA 남자농구 토너먼트
16강전서 퍼듀대에 67대64 승리

"기적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세인트 피터스대가 역사를 쓰고 있습니다!" (미국 CBS스포츠 중계)

26일 미국 필라델피아 웰스 파고 센터가 환호성으로 들끓었다. '3월의 광란'이라 불리는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남자 농구 토너먼트에서 동부지구 15번 시드 세인트 피터스대학이 3번 시드 퍼듀대와의 16강전에서 4쿼터 마지막 순간 3점슛 실패를 이끌어내며 67대64로 승리했다. 샤힌 홀러웨이(45) 감독은 주먹을 쥐고 몇 번이나 허공을 향해 휘둘렀고, 3점 차로 달아나는 마지막 자유투 2개를 넣은 가드 더그 에더르트는 경기 분석위원이 사용하는 책상 위로 올라가 포효했다. 경기장을 찾은 대학 농구 팬들도 환호로 답했다.

세인트 피터스대는 대회 64강에서 농구 명문인 2번 시드 켄터키를 연장전 끝에 85대79로 누르며 올 시즌 '신데렐라' 이야기의 처음을 썼다. 이어 7번 시드 머리 스테이트대, 3번 시드 퍼듀대를 잇달아 누르며 8강까지 올랐다. 1939년 시작된 NCAA 남자 농구 토너먼트에서 4개 지구 13번 시드 이하 학교가 8강에 진출한 것은 세인트 피터스 대학이 처음이다.

1872년에 개교한 예수회 대학인 세인트 피터스대는 총 학생 수가 약 2100명인 작은 학교다. 16강전에서 맞붙은 퍼듀대는 1만명에 달하고, 지금껏 꺾어온 대학들도 비슷하다. 세인트 피터스대 학생들은 지난여름 체육관이 낡아 쓸 수 없게 될 지경까지 되자 인근 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연습할 정도로 열악한 환경에서 담금질하며 이변을 이끌어냈다.

홀러웨이 감독은 선수로 뛰었던 2000년, NCAA 토너먼트 동부지구 10번 시드 세턴 홀 대학의 주전 포인트가드로 뛰며 16강에 진출하는 돌풍을 일으킨 경험이 있다. 모든 선수가 팀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느끼게 하는 연설을 잘한다고 한다. 그는 "우리 팀에 최고의 선수는 없을 수도 있지만, 이 자리에 가장 필요한 선수들이 있다"고 했다.

주 득점원은 매 경기 11.5점을 넣는 가드 대릴 뱅크스 3세다. 말리에서 온 푸시니, 하산 드라메이 포워드 쌍둥이 형제도 주목받고 있다. 둘은 골밑을 지키기에는 203㎝의 작은 키를 가졌지만, 16강전에서 퍼듀대의 장신 센터 재크 에디(224㎝)를 번갈아 가며 훌륭하게 막아냈다.

세인트 피터스대는 28일 오전 노스캐롤라이나대와의 8강전을 앞두고 있다. 여기서 이기면 미국 농구 역사상 최고의 감독 중 하나로 평가받는 '코치 K' 마이크 시세프스키 감독이 이끄는 듀크대를 만난다. 듀크대는 27일 아칸소 대학을 78대69로 물리치고 4강에 먼저 안착했다. 47년 동안 미 대학 농구에서 감독 생활을 했던 시세프스키 감독은 팀을 통산 13번째 4강으로 이끌었다. 그는 이번 대회를 마치고 은퇴한다. 기고자 : 이영빈 기자
본문자수 : 1371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