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무공해 정치실현 을 외쳤던 신정당과 진보세력의 원내진출 을 꿈꾸었던 민중당이 표 의 외면으로 당의 존립자체가 흔들리게 됐다. 현행 정당법은 총선에서 의석을 얻지 못하고 동시에 유효득표율이 2% 미만일때 정당등록을 취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박찬종대표만 당선된 신정당의 경우,일단 당의 명맥은 유지하게 되었으나,민중당은 한석도 얻지 못한데다 득표율도 1.5%에 그쳐 창당 1년4개월만에 당이 해체되는 비운을 맞게됐다.

진보세력의 목소리를 국정에 반영하겠다며,기성 정치권에 도전한 민중당은 현실정치의 두꺼운 벽과 유권자들의 보수성향을 절감한채 향후 진로모색에 고심하고 있다. 민중당은 개표가 거의 끝날무렵인 25일 오전 상임집행위를 소집,총선 결과를 분석했으나 각자 소감만 나누고 뚜렷한 향후 진로방향을 설정하지 못한채 다음주 다시 회의를 열기로 했다.

당 관계자들은 그러나 이번 선거패배에도 불구,연말의 정권교체 싸움에 대비한 진보세력의 결집이 어떤 형태로든 필요하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다만 목소리를 담을 그릇을 다시한번 정당으로 할지,아니면 재야운동결사체 형식으로 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 민중당 독자노선이냐 아니면 보수야당과 제휴하는 민주 대연합이냐는 노선갈등의 재현소지도 안고있다.

우선 재창당을 얘기하는 사람들은 비록 전체성적은 참패로 나타났지만 일부 후보들의 득표성적은 진보정당이 뿌리를 내릴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분석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들은 진보정당의 바탕이어야할 노동자,서민층보다 지식인층에서 표가 많이 나왔다는 현실을 감안할때 지지세의 확대작업은 그런대로 고무적 현상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돈 많이 드는 선거풍토,정치자금 모금의 제한,노조의 정치활동금지 등 진보세력의 발걸음을 근본적으로 옥죄고 있는 악조건을 여론 등의 힘으로 개선하면서 몸집을 키워나가야 한다는 생각들.

반면 재창당을 서두르기 보다는 민자 민주 국민당 등 기존 보수정당들이 대권을 놓고 맞붙는 과정속에서 진보세력의 행동을 결정하자는 목소리도 있다.

민주당이 주창할 것으로 예상되는 범야 후보단일화 주장에 어떤 모습으로 대응하는 것이 현실적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상대적으로 더 진보정당의 활동을 약속하고 있는 민주당의 정권도전에 진보정당으로서 연대할 것인지,아니면 진보운동 결사체로서 타운동세력들과 함께 합심할지는 향후 정국추이를 지켜보면서 모색해보자는 주장이다. 이들은 8월 김근태씨의 석방,보수야당에 진입한 민주대연합론파의 성공 등을 감안,방향을 잡아가자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이다.

신정당은 선거자금 공개 등 참신한 정치구호에도 불구,당대표 1명 당선,1.8% 득표율이라는 참패의 충격속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당 관계자들은 특히 국민당같이 정치광고로 승부를 걸수 있는 무기,즉 자금사정이 앞으로도 나아질 전망이 없다는 현실 속에서 당의 존립여부마저 고민.

그러나 박찬종대표는 26일 "기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가진 유권자들이 산표방지에 집착,우리당을 외면한 것 같다"면서 당을 재정비,12월 대선에 대비할 생각이라고 피력했다.

박 대표는 특히 짧은 창당일정에 따라 참신한 인물찾는데 실패한 사실을 통감,인물찾기에 주력할 것이라고 언급.

신정당은 이를 위해 어느정도 시간여유를 가진뒤 조직재정비에 착수할 계획. 그러나 가장 현실적인 문제인 자금문제에 대해서는 속수무책이라고 토로하고 있다.

당 관계자들은 그러나 당이 사실상 와해된 상태에서 박 대표 혼자만으로는 정당 으로서 존립조차도 하기힘든 점을 지적하면서,박 대표의 얼굴만 바라보고 있어 당의 앞길이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이거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