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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겨냥한 공세 이어가… 與는 김건희 녹취 틀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통령 후보는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네거티브를 확실히 중단하고 오로지 민생, 미래, 국민들의 삶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와 민주당은 그동안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아내 김건희씨 등을 지속적으로 공격해왔는데, 이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후보는 '네거티브 중단' 선언 1시간 뒤 "리더가 술만 먹고 측근이나 챙기면 어떻게 되겠냐"며 윤 후보를 공격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과정에서 격화되는 네거티브 공방에 대해 국민 여러분의 걱정이 많으신 줄 안다"며 "실망감을 넘어 역대급 비호감 대선이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면목이 없다.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그는 "저 이재명은 앞으로 일체의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며 "야당도 동참해달라"고 했다. 이 후보는 "대통령의 권한 행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 그리고 자질과 능력에 대해서는 당연히 검증해야 하고 공방의 대상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이와 무관한 네거티브적 사안에 대해 공방하고 상대를 흠집 내는 것은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니다"라고 했다. 이 후보의 이번 메시지는 네거티브 선거전이 오히려 이 후보에게 손해가 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캠프 관계자는 "윤 후보도 문제지만, 네거티브전이 계속될수록 오히려 이 후보의 도덕성 문제가 더 많이 부각되는 측면이 있었다"며 "이런 문제를 털고 이 후보가 가진 '능력 있다'는 이미지를 보여주는 방향으로 가자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최근 내부 보고서에서 유권자의 41%가 '형수 욕설'을 들었고, 이들은 이 후보보다는 윤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기자회견 한 시간 뒤 "리더가 주어진 권한으로 술이나 마시고, 자기 측근이나 챙기고, 만날 게을러서 다른 사람에게 맡기니 환관, 내시들이 장난치고 어디 가서 이상한 짓이나 하면 나라가 어떻게 됐나"라며 "이런 나라는 망했다"고 했다. 역사적 일반론을 얘기한 것이지만, 윤 후보를 겨냥한 공격으로 해석됐다.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서도 '네거티브 중단' 메시지와 엇갈린 발언들이 나왔다. 김용민 의원은 기자회견 1시간 반 뒤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 후보 아내 김건희씨와 인터넷 매체 관련자의 통화 녹취 파일을 틀었다. 강득구 의원은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의혹 관련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기자회견 전에는 송영길 대표가 인터뷰를 통해 "윤 후보가 김건희씨 말대로 '바보'이고, 김씨가 다 통제한다면 우리는 누구를 후보로 뽑는 것이냐"라며 "후보를 교체해서 김건희씨가 나오든지, 심각한 문제이지 않나"라고 했다. 최강욱 최고위원은 전날 "많은 분이 노년층의 맹목적 지지와 청년층 화풀이 지지를 염려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회견 전후로 후보의 메시지와 엇갈린 네거티브가 계속된 데 대해 국민의힘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네거티브 중단은 새빨간 거짓말이며 선거용 눈속임"이라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이재명 정부는 위기 극복을 위한 국민 내각, 통합 정부를 만들겠다"며 "정파와 연령에 상관없이 국민을 위해 꼭 필요한 인재라면 넓게 등용해 '완전히 새로운 내각'을 구성하겠다. 30~40대 장관을 적극 기용하겠다"고 했다. 이 후보는 '주 4.5일 근무제' 추진과 전 국민 고용·산재보험 도입 등을 골자로 하는 노동 공약도 발표했다. 그는 "선도적으로 주 4일 또는 주 4.5일제를 도입한 기업에는 다양한 방식의 인센티브를 제공해 노동 시간 단축을 확산시키겠다"고 했다. 경선 당시 이낙연 전 대표를 도왔던 홍영표, 설훈 의원 등 '이낙연계' 의원 32명은 이날 "갈등을 접어두고 이재명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단결하자"고 했다. 기고자 : 양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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