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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소야대의 총선결과에 휘청거리고 있는 민자당이 응급수혈 을 통해 26일로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나게 됐다.

지역구에서 1백16석,전국구에서 33석을 얻어 1백49석을 얻은 민자당에 일부 친여 무소속이 입당함으로써, 과반 선을 넘기게 된 것이다.

당초 민자당이 얻은 1백49석은 전체 국회의원 2백99석의 과반에 1석 모자라는 아슬아슬한 숫자. 이에 민자당은 무소속당선자중 서석재씨(부산 사하) 이승무(점촌-문경)씨와 즉각 접촉에 나서 이들로부터 입당약속을 받아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 당선자는 김영삼 민자당대표의 핵심측근으로,동해사건 때문에 공천을 받지는 못했으나 김 대표가 서씨의 보좌관출신 이재국씨를 정책공천 했을 정도로 불가분의 사이. 또 이 당선자도 26일 입당발표를 할 예정이다. 이들이 우선 민자당에 입당하면,일단 1백51석이 돼 과반플러스1 이 된다. 물론 그렇다고 여권이 두다리를 뻗고 쉴 수 있게 되는건 아니다. 원구성을 하면 중립을 지켜야하는 국회의장 자리로 1석이 빠져야하며,운영위를 제외한 16개 상임위를 운영하는데 있어 분명하게 주도권을 행사하려면 보다 여유있는 의석확보가 필수적이기 때문. 쉽게 말해 소속의원 한 두명이 몸이라도 아파 등원하지 못할 경우 의안처리가 어려워지는 형편이다.

서 의원을 제외한 무소속 당선자는 정호용(대구 서갑) 조진형(인전 북갑) 강창희(대전중) 이재환(대전서-유성) 최돈웅(강릉) 김정남(삼척) 성무용(천안시) 이상재(공주) 허화평(포항) 김길홍(안동시) 박헌기(영천) 김상구(상주) 김호일(마산 합포) 하순봉(진주) 정필근(진양) 이강두(거창) 현경대(제주) 양정규(북제주) 변정일(서귀포-남제주) 등 19명.

이들의 면면을 볼때 김호일 당선자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구 민정지구당 위원장출신 친여성향이다. 따라서 민자당과는 직-간접적인 연고가 있고,출신지역 등을 감안해도 여당행을 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는 인사들.

그러나 민자당이 이들 친여 무소속당선자들을 모두 영입하는게 쉬운건 아니다. 무엇보다 이들이 선거과정에서 민자당후보와 악전고투를 벌여 감정이 상해있는 상태. 이들중 몇몇은 선거운동기간 동안 "당선되면 민자당에 입당하겠다"고 유권자들에게 다짐했으나,당시 민자당측은 이를 일축했던 터였다.

이들로서는 여당 공천후보를 버리고 자신을 찍어준 유권자들의 눈치도 보지않을 수 없다. 선거에서 참패한 민자당에 들어가는게 자신의 정치적 장래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고려치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상재-강창희 당선자는 벌써부터 민자입당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다. 정작 민자당에 들어갈 생각이 있는 무소속 당선자들도 최대한의 대가를 받아낸후에야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과 국민당 등 다른 야당들도 원내에서의 발언권확대를 위해 나름대로의 무소속 영입 내지는 이들의 민자당행 저지에 나설 것이다.

정호용 당선자의 경우,그의 거취에 따라 각 정당이나 정파간의 역학관계에 영향을 끼칠수도 있고,그 자신이 무소속그룹의 정치세력화 를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순봉-성무용 당선자 등 대부분이 "시간을 두고 생각해 보겠다"며 여유를 보이고 있고,민자당이 이들을 영입하려면 어쨌든 삼고초려 이상의 공을 들여야 할것같다. 물론 민자당내의 권력투쟁이 심화되는 등 계속 난조를 보일경우,그나마의 영입가능성마저도 크게 줄어들 것이 틀림없다.

또 이들의 영입에 성공한다하더라도,이번 선거에 낙선한 원외위원장들의 처리문제가 새롭게 대두되고,이로 인한 조직분규 등은 앞으로의 대통령선거 등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어쨌든 민자당이 거여의 위력을 자랑하며 쟁점의안을 밀어붙이던 시대는 이미 지났으며,여권은 보다 진지하고 겸허한 자세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할것이다. <김교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