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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열렸다. CES는 디지털 기술의 현재와 미래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디지털 혁신의 경연장이다. 가전제품을 넘어, 자동차, 우주 항공, 헬스케어·뷰티, 농기계에 이르기까지 그 영역이 확장되며 올해에도 4000여 기업이 참여했다.

올해 CES의 핵심을 요약하자면 '모든 것을 관통하는 인공지능(AI)'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디지털 기기 자체에서 AI가 구동되는 '온디바이스 AI'에 많은 사람의 이목이 쏠렸다. 온디바이스 AI는 TV·냉장고와 같은 가전은 물론, 스마트폰·자동차에까지 탑재되면서 AI 기술 혁신의 새로운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앞으로의 AI는 초거대 AI를 기반으로 하는 클라우드 AI와 제품·기기에 최적화된 온디바이스 AI가 연계되며 그 효과를 배가시켜 나갈 것이다. 이 과정에서 AI의 저전력화·경량화는 반드시 필요하고, 반도체와 AI 알고리즘의 기술 혁신은 핵심 과제로 떠오를 것이다.

CES에서 강조된 또 하나는 '지속 가능성'이다. 급격한 기술 혁신은 안전장치를 통해 균형을 이뤄내야 인류 번영이라는 지속 가능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최근 AI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과다한 에너지 사용, 새로운 격차의 발생, 인류 안전에 대한 위협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몇 년간 CES에서 친환경·보안·윤리와 같은 지속 가능성이 핵심 주제로 계속해서 제기돼온 이유다.

한편 CES에서 전시된 다양한 제품·기기와 함께, MS·애플·엔비디아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의 움직임도 함께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들은 전략적으로 CES에 참여하기보다는 독자적인 행보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곳에 더욱 혁신적인 기술이 있을 수 있다는 점 또한 경계해야 할 대목이다.

이번 CES에 우리나라는 역대 최대인 700여 기업과 대학, 연구소, 지자체가 참여했다. 이제는 양적인 성장을 넘어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춘 질적인 도약을 준비해야 한다. 우리 스타트업과 학생들이 자신 있게 세계시장의 문을 두드린 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세계를 향한 대한민국 디지털의 힘찬 도전을 응원한다. 기고자 : 전성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
장르 : 고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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