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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은 반도체 등 미래 핵심 기술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초격차 기술을 지원하기 위해 올해 최초로 '국가첨단전략산업 기술 혁신 융자 사업'을 시작한다. 반도체·이차전지·디스플레이·바이오 등 첨단전략산업으로 지정된 4개 분야의 중소·중견 기업에 연구·개발(R&D) 자금을 낮은 금리로 빌려주는 사업이다. 올해 900억원을 시작으로 향후 4년간 총 3900억원 규모 대출을 지원한다. KIAT는 산업 기술 혁신 관련 정책 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2009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기관으로 설립됐다.

정부는 작년 7월 용인·평택, 구미, 천안·아산, 청주, 새만금, 포항, 울산 등 전국 7개 지역을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지정하고, 첨단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고물가, 고금리 현상이 이어지면서 기업들의 이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전국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현재 6대 은행권 기준 중소기업 신용 대출 금리는 5% 후반~6% 초반대를 유지하고 있다. 채무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중소기업에는 특히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KIAT의 기술 혁신 융자 사업은 이런 기업들에 '단비'가 될 전망이다. 그간 기업의 연구·개발 과제를 지원하는 방식은 정부 출연금이 기본이었는데, 연구 기간·예산 규모 등을 미리 정해두고 지급하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제한 요소가 많았다. 반면, 융자 방식은 자금 운용 계획이나 기간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일방 지원이 아니고 자금을 회수하기 때문에 R&D 지원에 대한 기업의 책임성도 확보할 수 있다. KIAT가 지난해 중소·중견 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91.5%의 기업이 "출연금 지원 외에 융자도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변했다.

이달 말까지 온라인을 통해 융자 사업 신청을 받는다. 반드시 첨단전략산업 분야 관련 기업이어야 하고, 특화단지 입주 또는 입주 예정인 기업은 우대한다. KIAT는 기업들이 제출한 사업 계획서를 기반으로 사업화 타당성, 연구·개발 역량 등 적격성을 1차로 평가한 뒤, 60점 이상 과제를 지원 가능 과제로 분류한다.

이후 2차로 금융기관이 기업의 신용도와 담보 현황에 기반하여 대출 심사를 수행한다. 적격 기업으로 선정되면 연구·개발 자금 최대 50억원을 1.84%(올해 1분기 기준)의 초저금리로 조달할 수 있다. 지원 기간은 최대 5년으로 2년 거치, 3년 분할 상환 방식이 적용된다. 지원받은 자금은 기술 개발이나 연구용 장비 구매 같은 연구·개발 목적에 활용해야 한다.

KIAT는 국가첨단전략산업 지원센터를 맡아 작년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 기업 ASML과 '한·네덜란드 아카데미'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첨단·소부장 특화단지' 지원센터도 열었다. 특화단지 지정, 인재 양성, 규제 혁신 등 여러 방면에서 첨단 산업 육성을 지원한다.

민병주 한국산업기술진흥원 원장은 "자금 부족은 언제나 기업의 핵심 애로 사항 중 하나였다"며 "첨단 산업 분야에서 아이디어가 있는 기업들, 정부 연구·개발비 감액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기업들이 자금 부족으로 혁신 기술 개발에 대한 의지를 꺾는 일이 없도록 촘촘히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기고자 : 이정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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