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매슈 크로퍼드 지음｜성원 옮김｜시공사｜448쪽｜1만8000원

운전석은 가장 원초적 인간성이 발현되는 장소다. "코펜하겐에서는 다른 운전자가 갑자기 끼어들었을 때 보통 '내 엉덩이에서 돌아다니지 그러냐?'로 번역될 수 있는 말을 외친다.… 캐나다에서는 '이 매춘부야!' 소리를 흔히 들을 수 있다."

이동하는 인간, 즉 '호모 모토'의 관점에서 운전이라는 육체·정신적 행위를 통해 윤리와 책임, 기술과 미래에 대한 질문으로 나아가는 책이다. 미국 버지니아대학 고등문화학술원 선임연구원이자 오토바이 정비사인 저자는 이 시도를 '철학적 인류학'이라 칭한다. "왜냐하면 운전은 풍성하고 다채로운 실천이기 때문이다."

점차 인간은 새로운 체제로 진입하고 있다. 자율 주행 차량 덕분이다. 그러나 "자유로움의 기술"을 잃고 승객으로 전락하는 순간을 그는 디스토피아로 해석한다. 데이터 기업의 "감시자본주의"에 복종하게 된다는 암시이고, 그것은 "어째선지 인간에게 못 미친다"는 주장이다. 운전대는 주권이기 때문이다. 원제 'Why We Dr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