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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디스 휴먼·크리스틴 조이너 지음｜김채원·문영민 옮김
사계절출판사｜336쪽｜1만7000원

1977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 정부 건물 앞. 휠체어에 탄 여성이 마이크를 잡았다. "504조에 서명하는 건, 장애인이 사회에 완전하고 평등한 참여자가 되는 기념비적 첫걸음이다." 이후 24일간 이어진 장애인 100여 명의 정부 건물 점거 농성. 미국 최초의 장애인 인권법인 '재활법 504조'가 시행된 역사적 배경이다.

당시 마이크를 잡은 주인공이자 미 장애 운동의 대모(代母) 주디스 휴먼은 자신의 이름을 딴 자서전에서 "장애는 개인이 싸우거나 정복해야 하는 '의료적 문제'가 아닌, 사회 인프라 전반에서 고려할 사회적 문제'"라고 강조한다. '시민권 운동'과 궤를 같이하는 이유다. 오바마 정부 국제 장애인 인권 특별 보좌관(2010~2017)을 지낸 그녀는 1977년 농성 당시 무기로 '수어(手語)'를 꼽았다. 건물 내부의 목소리를 평화적이면서 효과적으로 외부에 전달했다. 최근 BTS의 '수어' 통역 콘서트가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장애 인권 향상은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