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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원한 건 단순했다. 그냥 자신을 남들과 같이 바라봐 달라는 것. 하지만 때론 같은 핏줄이기에 더 징글징글하고, 용서하기 힘들 때도 있다. 애증은 소원한 사이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니까.

'양들의 침묵'의 거장 조나단 드미가 내놓은 저예산 영화 '레이첼, 결혼하다(26일 개봉)'는 '용서'라는 쉬워 보이지만 쉽게 하기 힘든 행위에 대한 질문을 내놓고 있다. 그 범위를 가족으로 좁혀 더 극적인 상황을 연출했다.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킴은 마약 중독으로 재활원을 들락거리는 문제아다. 어릴 적 약에 취해 차를 몰다 강물에 빠져 동승한 동생을 죽이게 된 상처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언니 레이첼(로즈마리 드윗)의 결혼식이 열리기 얼마 전, 그녀가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결혼을 앞두고 한창 예민해진 언니는 그녀가 돌아와 반갑다기보다는 결혼을 방해하지 않을까 하고 두려워한다.

마약과 재활, 약물 중독은 한국 관객에게 익숙한 소재는 아니지만, '돌아온 탕아'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있어서 동양과 서양 사이의 감정적인 단절은 크게 없는 듯하다. 킴은 결국 가족에게서 구원을 받은 것처럼 보이긴 하지만 모두가 그녀의 손을 잡아주는 건 아니다.

스릴러와 서스펜스를 즐기는 조나단 드미 감독은 가족 드라마에도 잠시 긴장을 늦추지 않게 관객을 집중시킨다. 천덕꾸러기 동생을 맡은 앤 해서웨이는 거의 모든 것을 건 듯, 에너지를 스크린에 온전히 폭발시킨다.


▶전문가 별점

·결혼식의 뒷모습을 다룬 가족과 사랑에 관한 조나단 드미의 역작. 닐 영의 음악 때문이라도 챙겨볼 영화. ★★★★ 이상용·영화평론가

·가족, 결혼, 갈등. 아주 익숙한 재료로 볶아낸 신선한 웰빙요리. 짐작과는 다른 맛. ★★★☆
황희연·영화칼럼니스트

기고자 : 최보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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