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종이신문보기

'3월 광란(美대학농구 결승 토너먼트)' 치른 이현중 ＂큰무대서 많이 배웠다＂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남자 농구 데이비드슨대 3학년 이현중(22)은 올해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애틀랜틱10 콘퍼런스 퍼스트팀(베스트5)에 선정됐고, 전미 대학 최고 스몰포워드에게 주어지는 '줄리어스 어빙 어워드' 최종 후보 5인과 올해의 2~4학년 선수상인 '루트 올슨 어워드' 최종 후보에도 올랐다. 올 시즌 총 34경기에서 15.8점 6.0리바운드 1.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점슛도 38.1% 확률로 경기당 2.4개를 꽂아 넣었다. 선수 경력 최초로 '3월의 광란'이라 불리며 미국에서 엄청난 인기를 누리는 NCAA 남자 농구 토너먼트 무대에도 진출해 미시간 주립대와의 1회전에서 11점 4리바운드 1어시스트로 분전했다. 애석하게도 데이비드슨대는 73대74로 져 1회전 탈락의 쓴잔을 맛봤다.

이현중은 지난 23일 통화에서 "올해 매 경기를 뛰면서 '항상 잘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콘퍼런스 토너먼트 결승, 그리고 3월의 광란 1회전에서 졌을 땐 너무 슬펐다"며 "큰 무대에서 뛴 것 자체가 영광이었고, 그 경기를 통해 배우고 느낀 게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그러면서 "지금은 모든 게 부족하다. 무엇보다 농구를 지금보다 더 잘하고 싶다는 생각이 절실해졌다"고 했다.

"그냥 좋은 선수로만 남고 싶다면 지금에 만족할 수 있어요. 하지만 NBA(미 프로농구) 무대에 진출해 한국을 대표하는 선수가 되려면 많은 게 모자란다고 생각해요. 더 성장하고 싶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대학 생활 3년 동안 저를 끌어올린 게 저의 향상심(向上心)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아무리 좋은 코치들이 옆에 있어도 자기 스스로 그런 마음이 없으면 실력이 늘지 않아요. 저는 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팀이 탈락해 시즌이 모두 끝났지만 학교에서 강의를 들으면서 하루도 빠짐없이 코트 훈련과 웨이트트레이닝을 거르지 않고 있다고 했다. 미국 생활이 힘들고 고될 때면 바다 건너오는 한국의 응원을 들으며 힘을 낸다. 그는 "팬분들이 소셜미디어로 많이 응원해주는 게 가장 감사하다"며 "한국에서 뛰는 형들도 자주 연락해 격려해준다. 이대성(고양 오리온), 최준용(서울 SK) 형도 중요한 경기 전날마다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응원해줬다"고 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농구계에선 오는 6월 24일 열리는 NBA 신인 드래프트에 이현중이 신청할지에 대해 관심이 쏠린다. 60일 전까지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다음 달 25일까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현지 전망은 극과 극을 오간다. 1라운드 후반에 뽑힐 거라는 평가가 있는 반면, 아예 뽑히지 않을 거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이현중은 "아직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가 더 열심히 노력해서 모든 사람이 내가 NBA 팀들에 지명받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도록 만들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현중은 마지막으로 한국 농구 유망주들이 NCAA의 문을 적극적으로 두드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농구 선수로서 쑥쑥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에요. 이 좋은 걸 저 혼자 한다는 게 아까울 지경이죠. 보장된 길을 가면 편하겠지만, 잠재된 기량을 꽃피우지 못할 수도 있죠. 많이들 도전해서 저와 같은 환희를 느꼈으면 합니다. 물론 농구 못지않게 학업을 소화할 능력이 필요해요. 그만큼 치밀하게 준비하고 과감하게 도전했으면 좋겠습니다." 기고자 : 이영빈 기자
장르 : 고정물
본문자수 : 1686
표/그림/사진 유무 : 있음
웹편집 :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