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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계 아이돌' 디자이너 민주킴, 스웨덴 유명 브랜드와 협업 '대박'

"어릴 땐 평범한 아이의 전형이었거든요. 성적도 중간, 그림 실력도 보통, 패션 학교도 '턱걸이 입학'. 장점이라면 '활발하고 착하다' 정도? 그랬던 제게 해외서 '최고'라는 찬사가 쏟아지는 거예요. 칭찬받는 게 그렇게 좋은지 그때 알았어요.(웃음) 이젠 한국에서도 인정받고 싶어요."

24일 스웨덴의 유명 패션 브랜드 앤아더스토리즈(& Other Stories)와 협업한 컬렉션을 전 세계에 선보인 패션 디자이너 민주킴(본명 김민주·36)은 "고꾸라질 뻔한 고비를 넘기고 또 버티니 신기하게도 자꾸 일어설 기회가 찾아왔다"고 웃었다. 그에게 협업을 제안한 앤아더스토리스는 스웨덴 대표 패션 그룹 'H&M'에 속한 브랜드. 간결하고 편안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으로 젊은 층에 인기를 끌고 있다. "작년 여름 앤아더스토리스 측에서 이메일로 '같이 작업해보고 싶다'는 연락이 왔어요. 1초도 망설이지 않았죠." 협업 제품은 풍성해 보이는 실루엣의 원피스와 꽃무늬 상의와 바지 등 발랄하면서도 사랑스러움을 강조했다. 그녀는 "언젠가 우주에 가면 지구를 그리워하며 정원을 가꾸게 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식물의 잎 형태를 그래픽 패턴과 디자인에 반영했다. 국내 압구정의 플래그십(대형 단독) 매장엔 '민주 킴 협업' 컬렉션에 수백여 명이 오픈 전부터 대기하는 등 단 하루 만에 상당수 '품절'을 기록했다.

중·고등학교를 뉴질랜드에서 다닌 그는 한국으로 돌아와 삼성디자인교육원(SADI)을 졸업한 뒤 세계 3대 패션학교로 꼽히는 벨기에 앤트워프 왕립예술 학교에 다시 입학해 수석으로 졸업했다. 2013년 전 세계 재능 있는 신진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H&M 디자인 어워드'에서 대상을 받고 이듬해 LVMH 영패션디자이너 부문 준결선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그녀가 나온 앤트워프는 주로 전위적이고 구조를 해체한 디자인으로 유명한 학교. "1학년 때 제 딴에는 가장 화려하고 온갖 독특한 장식을 넣어 디자인했는데, 앤트워프 학교 교수님 첫마디가 이거였어요. '너 지금 H&M 디자인하니?(파격 없이 심플하다는 뜻) 네 작품에 민주킴(정체성)이 어디 있니?"

민주킴은 '안 되면 될 때까지 계속 시도해보는 배짱과 힘들어도 버티는 용기'를 가장 중요한 비결로 꼽았다. "재능도 성실해야 발휘된다"고 덧붙였다. 2020년 넷플릭스 패션 서바이벌 '넥스트인패션'에 도전해 최종 우승한 것도 정신적·육체적으로 무너지지 않고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했기 때문. 순수미술을 바탕으로 하는 그녀는 디자인하기 전에 미술 작품을 완성한 뒤 거기서 디자인 실마리를 얻는다. 자신의 그림이기에 독창성은 기본이다.

넷플릭스 프로그램 우승 이후엔 '패션계 아이돌'로 불릴 정도로 소셜 미디어 등지에서 인기가 치솟았다. 최근엔 "우리 아이가 좋아하니 용기 주는 조언 좀 해달라"는 등의 문의도 많이 온다고. "정말 전 세계 많은 아이들에게 편지와 메시지를 받아서 제가 '뽀미 언니'가 된 것 같은 생각도 들었어요.(웃음) 어릴 적 미술 선생님을 꿈꿨던 '긍정 소녀' 김민주를 되살려 나중에 학생들에게 디자인 수업을 해주고 싶어요. 세계적인 스타 디자이너가 탄생할지 또 아나요?" 기고자 :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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