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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르셀로나=이한우기자

올해로 창립 1백주년을 맞아 「출판인의 사회적 기능은 창조와 자유의 증진에 있다」를 주제로 내건 ipa(국제출판협회) 제25차 총회가 한국시각으로 22일 오후 5시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츠호텔 컨벤션 센터에서 60개국 1천5백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개막식을 갖고 5박6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 특히 이날 개막식에는 후앙 카를로스 스페인 국왕 부처가 명예의장으로 참석해 직접 사회를 봤으며 이탈리아의 세계적 작가 움베르토 에코는 개막연사로 나와 「책에서 멀티미디어로」를 주제로 연설을 하는 등 23일 「세계 책의 날」 제정 및 21세기를 향한 세계출판인들의 결의를 축하했다.

한국에서도 나춘호 출협회장, 정진숙 한국출판금고 이사장, 김경희 한국출판연구소장 등 출판관계자 20여명이 참석한 이번 총회에서 페르난도 구에데스 회장은 『ipa 한세기를 마감하고 새로운 밀레니엄을 준비하기 위해 ipa는 진정한 세계출판인들의 대변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에데스 회장은 이날 개막식에서 『최근 wto체제가 출범하는 등 출판 및 저작권을 둘러싼 환경이 급격히 변하고 있고 멀티미디어 시대의 도래로 기존의 종이책 중심 출판이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에 ipa를 중심으로 단결하지 않으면 책출판은 멀지않은 미래에 사라지게 될 것』이라며 『지난해부터 특별위원회를 가동해 준비한 ipa 강화방안에 회원사들이 적극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다.

ipa강화방안은 ▲저작권 강화 및 보호 ▲출판의 자유 확보 및 강화 등을 위해 유네스코, 국제우편연합, 베른협약 등 출판과 관련된 각종 국제기구들과의 배타적 협상권 보장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앞으로 ipa의 모든 활동은 「정치적」 성격을 띠게 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총회참석자들은 절대다수가 찬성을 표시해 앞으로 ipa활동에 적극 참여하는 일이 우리출판계에도 새로운 과제로 주어지게 됐다.

개막연설을 한 에코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책의 발전사를 조망한 다음 『멀티미디어 시대의 책은 과거와 달리 여러가지 매체들이 복합적으로 만들어내는 하이퍼텍스트의 성격을 갖고 있다』며 『멀티미디어의 등장으로 책의 본성, 책읽기의 본성, 저작권의 본성 등이 한꺼번에 바뀌어버린 점에 출판인들은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카를로스 국왕은 『이번 총회에서 다루게 될 다양한 주제들이 출판의 본래 기능을 강화하는데 기여하기를 바란다』며 『특히 제1회 책의 날 행사가 스페인에서 열리게 된 점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26일까지 계속될 이번 총회의 분과토론에서 다루게 될 주제는 「독서와 출판을 통한 공중의 강화」 「출판인의 창조적 역할」 「기술의 발전:전자책에서 정보고속도로로」 「문화교류에서 출판인의 역할:번역의 문제」 「아동의 독서교육 강화방안」 등이다. 한편 이날 총회에서 4년후에 열리는 서기 2천년의 제26차 총회개최국은 아르헨티나로 결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