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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특성분석센터는 각종 식품이나 화학물질의 성분을 분석하는 곳. 이 분야에서는 국내 최고수준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이곳을 찾은 한 식용유업체는 뜻하지 않은 낭패감을 맛봐야 했다. 국내-외 식용유의 잔류성분 분석을 의뢰했으나、 kist측은 내부 규정을 들어 『분석결과가 사회적 파장을 일으킬 요소가 크다』며 「분석거부」를 통보해왔다.

회사측은 『국내 권위기관의 분석을 토대로 품질개선및 기술개발에 활용할 생각이었다』며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

「분석결과가 광고-선전-홍보-법적 쟁송대상이 될 경우 분석을 거부할 수 있다」고 못박은 kist규정에 대해선 『사회적 책임을 유보한채 「뜨거운 감자」를 회피하려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사실 요즘 kist는 딜레마에 빠져있다. 사회적으로 민감한 식-의약품 등의 시험 분석이 밀려오고 있지만、 이를 수용하자니 후유증이 적지않고、 그렇다고 거부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kist의 딜레마는 지난 2월말 간장파동으로 더욱 확대됐다. 경실련이 kist 검사결과를 바탕으로 『시판 간장속에 발암물질이 있다』고 발표했던 것.

보건복지부와 장유조합에선 즉각 반박하고 나섰지만、 시중에선 간장 판매량이 급감해버렸다. 놀란 과학기술처에서도 「어수룩한」 kist를 심하게 질책했다.

kist는 경실련에 『발표금지 약속을 어겼다』며 오히려 자신들이 「kist」라는 이름을 도용당한 최대의 피해자라고 강변하고 있다. 진짜 정밀한 식-의약품 분석은 보건복지부쪽으로 의뢰해야 한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간장파동」 외에도 최근에는 고름우유 사건、 휴대용 전화기의 전자파 유해여부 등 국민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사안을 놓고 사회적 논쟁이 빈발하고 있다.

일부 환경-시민단체에선 검사결과를 과장해 무책임하게 폭로하기도 하며、 그때마다 정부는 서둘러 부인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현재 식품-환경분야의 유해물질을 분석하고 있는 곳은 보건복지부-환경부-과학기술처 산하에 무려 40여군데에 이른다. 그러나 유해 물질에 대해 책임있는 분석자료를 당당하게 발표、 국가연구기관의 신뢰성을 높이려는 곳은 희귀하다.

그사이 「국민건강」은 볼모로 잡혀있고、 해당 기업들만 멍들기 마련이다. < 모태준.경제과학부기자 >